[뉴스핌=한기진 기자] 성과보상체계의 대표주자인 금융투자업계에서조차 CEO(최고경영자)에 대해서는 성과와 연봉이 비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 상위권을 차지한 CEO가 경영하는 회사 대부분이 적자를 내거나 실적이 뒷걸음친 반면 직원들의 급여는 크게 깎였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3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9개 증권사들의 등기임원 급여 현황을 보면 연봉 킹은 제갈걸 HMC투자증권 전 대표로 19억8500만원을 받았는데 이 회사는 지난해 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급여와 상여로 받은 7억2000만원 외에 퇴직소득 12억6500만원이 더해지면서 증권업계 ‘연봉 킹’에 올랐다.
SK증권 사장으로 이적한 김신 전 현대증권 대표이사(16억8200만원)와 주원 전 KTB투자증권 대표이사(10억2500만원), 임일수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7억2300만원) 등도 보수가 높은 편이었는데 회사 실적은 악화됐다.
지난해 KTB투자증권은 적자(400억원)로 전환했고 현대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규모만 줄었을 뿐 당기순손실 규모가 655억원에 달했다.
특히 강찬수 KTB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작년 9월 취임해 4개월간 급여로 5억원을 받는 등 총 13억4000만원을 받았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당기순이익이 86%나 감소한 240억원에 그쳤는데도 16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다.
최희문 메리츠종합증권 대표도 회사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12% 감소했는데도 성과급으로 급여(4억4500만원)의 3배에 달하는 13억원을 받았다. 다만 지난해는 회계연도 조정으로 사업기간이 3개월 줄었다는 점이 감안돼 사실상 순익변화가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반면 김기범 KDB대우증권 대표는 회사가 적자로 전환하면서 급여 4억5000만원에 상여금 5900만원만 받아, 이번에 연봉이 공개된 증권사 임원 중 가장 적은 연봉(5억1500만원)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CEO에 고액연봉을 주는 회사일수록 직원과의 격차가 더욱 컸다.
임원과 직원의 연봉 격차는 HMC투자증권이 32배, 삼성증권이 31배, 현대증권이 25배, 메리츠종금증권이 23배, 한국투자증권이 20배로 나타났다. 격차가 가장 적은 곳은 대우증권으로 9배 수준이었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9개 증권사 직원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이 8181만원에서 5930만원으로 27% 감소했는데도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액은 4억2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 하락하는 그쳤다. 회계연도 기간이 3개월 단축된 점을 감안하면 등기임원 보수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반면 직원들은 크게 깎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연봉공개도 성과와 보상을 연동하자는 취지인 만큼, CEO의 보수가 실적과 비례해 납득할 만한 수준인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