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으라차차!” 지난 2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우리투자증권 본사 4층 강당. 김원규 우투증권 사장이 단상에 오르고 사회자로 나선 경영전략본부팀장이 “2014년 우리투자증권” 외치자, 직원들이 한목소리로 화이팅을 외쳤다. 단합과 의지를 불어넣는 예년과 차이 없는 시무식이었다.
몇 개월만 지나면 주인이 NH농협금융지주로 바뀔 처지에서 오는 불안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본부장은 “우리증권, LG투자증권까지 인수합병을 겪었기 때문에 직원들의 동요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계열사별 매각 흥행 결과를 언급하며 “(인수)투자자의 계열사별 호불호로 시장의 평가를 냉정히 느꼈을 것,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민영화를 꼭 성공시키려는 의지를 비친 대목이다.
우리F&I에는 예비입찰에 10곳이 몰렸지만 본입찰에 KB금융지주ㆍ대신증권ㆍBS금융지주-MBK파트너스ㆍIMM PE 4곳만 참여했고, 우리파이낸셜에는 본입찰적격자(Short List)로 선정된 메리츠금융지주가 인수를 포기했고 KT캐피탈도 불참하며 KB금융, 대신증권 두 곳만 남은 것을 두고 한 말이다.
하지만 강당을 가득 채운 우투증권 직원들의 분위기에서는 곧 팔려나갈 회사의 직원에서 느껴지는 불안감은 없었고, 이순우 회장의 비장한 신년사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 회장에 이어 신년사를 직접 읊은 김원규 사장도 ‘민영화’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피인수 기업의 CEO로서 꺼낼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지만 우투증권 내 자신감을 반영하는듯 했다.
김 사장은 ‘리소스 리포지셔닝(resource repositioning)을 2014년 경영 키워드로 자본 효율성, 신사업, 규제환경 변화, 소비자 변화 대응, 상품 경쟁력 강화 등 5가지 전략만을 소개했다.
시무식 때와 같은 차분한 분위기는 매각과정 내내 보여줬다. 지난해 증권가를 휩쓴 인력 구조조정은 없었고 신입 사원은 예정대로 채용하며 적정 인력 규모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는 FICC사업부 대표로 조규상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대표를 영입하며 핵심 임원을 오히려 늘렸다.
또 WM사업부에서 기존 7개 지역본부를 5개 지역본부로 통합하며 조직을 축소하는 듯 보였지만 트레이딩사업부를 에쿼티사업부와 FICC(채권•상품•외환)사업부로 분리하고, IB사업부는 기존 커버리지본부 내 2개 부서를 4개 부서로 확대 개편하고 상품세일즈 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피인수 회사가 오히려 사업을 확장하는 듯한 모습에 업계에서는 비상식적인 행보라는 시각이 나온다. 그러나 우투증권 내부를 들여다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투증권 관계자는 “과거 LG투자증권, 우리증권 합병 등을 겪으면서 직원들의 내성이 강해졌고 NH금융의 증권 인력이 크게 적기 때문에 피인수로 고용이 불안해질 것이란 우려는 적은 편”이라며 “오히려 채권영업은 NH농협의 단위 조합을 대상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