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정부가 다시 한 번 금융소비자 보호를 천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의 뜻대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정책이 제대로 구현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일고 있다.
정부는 27일, '2014년 경제전망' 발표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과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를 재확인하며 금융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임을 밝혔다.
이는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의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이어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 한 정부의 의지를 다시금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이 같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그 실현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데다 업계 내 이해관계까지 얽혀 있어 그 실현 과정에서 험난함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은 이미 여러 차례 국회에 제출된 바 있다. 지난해 7월 정부 입법으로 제출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은 현재 국회 법안 심사 소위에 계류 중에 있다. 정부 입법안 외에 2011년 박선숙 의원이 발의한 금융소비자보호기본법안은 제18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이후로 정호준 의원, 민병두 의원, 이종걸 의원, 강석훈 의원 등이 제출한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법률 제정안도 아직 그 처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윤영은 금융위 금융소비자과장은 "제출된 법률안에 대해서는 온전히 국회의 몫이라 정부 입장에서 뭐라 말하긴 곤란하다"며 "다만, 법률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입법안과 의원 입법안의 장단점을 가려, 통합 심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 또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역시 국회 처리가 언제 될지 알 수 없는 형국이다. 이에 더해 과연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도 관건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 독립시킨다는 게 말처럼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 부문을 분리할 경우, 소비자보호 조직이 훨씬 크고 막강해질 게 뻔해 위상 면에서 주객이 전도될 우려가 일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일례로 호주의 경우, 건전성 감독기구와 소비자보호 기구 간의 비중이 3대 7일 정도로 주요 선진국들에서도 소비자보호 쪽이 훨씬 위상이 높다는 설명이다.
한편, 증권가에선 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당국의 시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불황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시쳇말로 시어머니만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증권가는 구조조정이 최대 이슈일 정도로 힘든 상황"이라며 "소비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편향된 정책으로 시어머니만 한 명 더 늘어나는 꼴이 될 수 있어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윤 과장은 "업계 입장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시어머니가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고 올바른 시어머니냐 아니냐 즉, 의미있는 규제냐 아니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