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시장중립형 펀드가 소리소문없이 인기를 높이고 있다. 시장 등락과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을 낸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보니 큰 돈을 몰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꾸준한 성과를 바탕으로 꾸준히 자금을 모으고 있다.
11일 펀드평가회사인 KG제로인에 따르면 시장중립형펀드로 올해 들어 2366억원이 들어왔다. 특히 3개월간 1939억원, 1달간 1467억원이 들어오는 등 최근 자금유입 속도가 빨라졌다.
시장중립형 펀드란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상관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차익거래나 롱숏전략을 구사해 채권형보다 다소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변동성 장세이거나 장을 종잡을 수 없을때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주로 가입하는 상품이다.
수익률은 어떨까. 18개의 시장중립형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0.51%, 6개월과 1년 성과는 각각 1.00%, 3.3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가 각각 1.29%, 2.15%, 6.15% 오른것보단 부진하지만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인 0.10%, -0.01%, 2.02%를 소폭 웃돈다.
황윤아 제로인 연구원은 "보통 채권형보다 높고 주식형보다 낮은 성과를 추구한다"며 "최근 지수가 오르면서 주식형펀드에서 환매가 늘었지만 시장중립형펀드로는 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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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KG제로인 제공> |
시장중립형펀드로 분류된 18개의 펀드명 중 절반 가까이가 '퇴직연금' 혹은 '연금저축'이라는 이름을 갖고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다른펀드에 비해 펀드 납입기간이 긴 편이다.
하지만 '시장중립형'이라는 말은 수사적인 부분일 뿐 매번 일정한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 특정 펀드의 쏠림현상이 여전하다는 것도 가입시 간과해선 안될 부분이다.
실제로 시장중립형펀드 중에 지난달 유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펀드는 지난달 설정된 '마이다스거북이90자 1(주식)A'였다. 해당 펀드에는 지난달 유입액은 1494억원 중 801억원이 들어왔다. 올해 전체를 봐도 트러스톤자산운용의 '다이나믹코리아'와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거북이'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활약을 한 펀드가 없는 상태다.
시장중립형 펀드가 많이 쓰는 롱숏전략에 대해서도 생각만큼 수익내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사실 시장중립형 펀드가 뭐냐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애매하다"며 "목적은 알겠으나 전략적인 측면에서 보면 시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기헌 교보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시장중립형 전략으로 많이 쓰는 롱숏전략은 기술적인 차익매매 전략보다 수익내기가 훨씬 어렵다"며 "미국 펀드시장에서도 통계적으로 봤을 때 시장중립형 전략이 그다지 효과가 없다고 얘기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쉽게말해 대형주 중심으로 롱 전략을 취했는데 중소형 중심으로 시장이 바뀌어서 포트폴리오를 수술해야 할 때엔 이미 대형주 성과는 고꾸라지고 난 뒤"라며 "결국 할 수 있는 말이라곤 투자자들에게 기다려달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