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동양증권을 통해 동양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와 CP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한 시민단체 홈페이지로 몰려들고 있다. 동양증권을 상대로 소비자 대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금융소비자원이다.
금융소비자원(이하 금소원)은 "이번 사태의 핵심은 동양증권이 수만 명에게 CP, 회사채의 불완전판매를 기반으로 부실한 계열사의 자금조달을 해왔던 데 있다"며 "현 동양증권 사태와 관련해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광범위하고도 적극적인 민형사상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으며 피해자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들어갈 것"이라고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어 지난 1일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까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동양그룹 사태가 커지면서 줄소송이 예견되고 있다.
금소원은 지난달 25일부터 상시접수를 통해 동양증권 CP, 회사채 불완전판매 피해사례를 접수받고 있다. 2일 금융소비자원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원 홈페이지 민원상담 게시판에는 투자자들의 피해사례가 1만3000건 가량 접수됐다. 이날도 금소원에는 전화가 폭주해 통화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고 오전 한 때는 사이트 접속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투자자들과 증권업계에서는 금소원이 어떤 단체인지 궁금해한다. 일부에서는 금융감독원에서 분리돼 내년 설립 예정인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금소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원은 금융공급자(은행 증권사 등)들로부터 불완전한 상품을 선택받아야 하는 금융환경에서 금융소비자들의 올바른 선택의 길잡이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피해에 대해 올바른 대처를 하도록 도와주는 단체다.
아울러 금융소비자들이 금융상품을 구매할 때 올바른 선별력을 갖추도록 금융공학적인 상품비교정보를 제공하고 금융교육도 시행한다고 홈페이지에 적혀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소원은 현재 직원 7명이 근무하고, 나머지는 자원봉사자들과 꾸려나가는 민간 순수소비자 단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전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출신으로 금융 관련 분쟁에 대해 전문가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줘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금소원의 공신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정부로부터 인증받은 단체가 아닌 비영리 민간단체인만큼 투자자들을 제대로 대변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금융소비자보호원'과 이름이 유사한만큼 투자자들이 헷갈릴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 당국에서는 해당 단체가 투자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언급을 꺼리는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비자원이 인가법인도 아니라서 투자자들을 모아서 뭘 하든 놔두고 있다"며 "정상적인 소비자들이라면 금감원 1층에 있는 소비자보호처를 찾지 않겠느냐"고 에둘러 답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소비자원이 이익단체이면서 소송에 대한 대리도 하고, 자신들 명의로 보도자료로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료 내용만 보고는 해당 기관이 어느정도 공신력을 가지고 있는지 일반 소비자들은 알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절박함은 우려를 앞지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동양그룹 사태로 피해를 입은 한 투자자는 "금소원이라고 언론보도도 나오고 해서 금감원도 인정하는 공적인 단체인 줄 알았다"고 말하면서도 "벼랑 끝에 몰린 투자자들에게 이런 곳들이라도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금융업계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고 심경을 표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