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관제철소 7년 대역사 완성..’鐵의 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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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 현대제철에서 13일 열린 ‘제3고로 화입식`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제3고로의 첫 가동을 위해 불을 지피는 ‘화입(火入)’을 하고 있다.(사진 = 현대제철 제공)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열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3고로 화입식에서 첫 불씨를 심고, 2006년 시작된 일관제철소 건설이 성공리에 마무리됐음을 대내외에 선포했다.
화입식은 철광석과 코크스가 들어있는 있는 고로의 하단부에 처음으로 불씨를 넣는 행사로, 제철소의 심장인 고로가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이날 가동에 들어간 3고로는 기존 1ㆍ2고로와 같은 내용적 5250입방미터, 최대 직경 17미터, 높이 110미터 규모의 대형고로로, 연간 400만t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당초 예정했던 연산 1200만t의 일관제철소 조강생산체제 구축을 완료했다. 전기로 1200만t을 포함하면 2400만t의 조강생산능력을 보유한 세계 11위권의 글로벌 종합 철강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져 전기로에서 생산되는 철근과 형강 등 건설용은 물론 철강제품의 꽃인 자동차강판과 조선용 후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철강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정 회장은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7년 동안, 총 9조9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차질없이 추진해 약 20만개의 새로운 일자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제철소 완공을 자축했다.
◇고 정주영 회장이 꿈꾸고, 정몽구-의선 부자가 이뤄 자료 : 현대제철
현대차그룹의 일관제철소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시절부터 숙원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생전 자동차와 조선 등 중공업 육성을 위해 철강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1978년에는 인천제철(현 현대제철)을 인수해 일관제철사업의 첫 단추를 꿰기도 했다.
정 명예회장의 꿈을 현실로 만든 것은 정몽구 회장이다. 1995년 현대차그룹 회장에 취임한 정 회장은 2000년 강원산업ㆍ삼미특수강, 2004년 한보철강을 잇따라 인수하며 일관제철사업을 위한 터전을 닦았다.
그리고 2006년 마침내 정 회장은 일관제철소 건설계획을 발표하고, 그 해 10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10년 1고로와 2고로를 잇따라 가동한 정 회장은 마지막 남은 3고로 건설에 박차를 가한 끝에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어 냈다.
정몽구 회장은 일관제철소가 지어지는 7년 동안 수시로 건설현장을 방문해 현황을 체크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특히, 1고로가 완공될 당시에는 일주일에 2~3번씩 건설현장을 찾았으며, 일관제철소 건설이 완료단계에 들어선 올해에도 한 달에 3~4차례씩 방문하는 열성을 마다하지 않았다.
건설기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철강경기가 극도로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10조원 의 투자비가 들어가는 대역사를 일관되게 추진한 점도 정 회장의 열정과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도 힘을 보탰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3월 현대제철 사내이사(품질ㆍ경영기획 총괄)를 맡으며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일관제철소 사업을 지원했다.
◇21만명 고용효과..자동차ㆍ조선에 구세주
일관제철소 건설에는 1ㆍ2고로 6조2300억원, 3고로 3조6545억원 등 7년간 총 9조8845억원의 막대한 자금이 투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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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현대제철 |
생산유발효과는 건설과정에서 21조3240억원, 운영과정에서 24조5570억원 등 총 45조8810억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와 조선 등 수요산업은 일관제철사업의 수혜를 입었다.
40여년간 유지돼 온 포스코 독점체제가 포스코-현대제철의 양강체제로 바뀌며 주요 원자재에 대한 수급과 원가개선 등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황이 닥치면서 수익성을 유지하기 힘들었던 조선사들은 현대제철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반대로 철강사들의 고민은 깊어졌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사업은 고로 뿐만 아니라 하공정인 열연과 후판, 냉연(현대하이스코) 등 거의 모든 철강재를 포함해 전 철강사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음을 의미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사업은 쇳물부터 제품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투자로, 모든 철강사의 사업영역과 겹쳐 파급력이 컸다”며 “일관제철사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진정한 강자만 살아남는 진검승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초고강도 강판 개발 박차자료 : 각사(그래픽 = 송유미 기자)
현대제철은 지난해까지 총 81종의 자동차용 열연강판을 개발했다. 이는 현재 국내 완성차에 적용되는 강판 강종의 99%를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일관제철소 건설이 완료된 올해부터는 자동차강판 중장기 강종 개발 방향을 ‘신강종ㆍ미래강종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정하고 차세대 자동차용 신강종을 개발중이다.
단기적으로는 내시효 외판과 저항복형 50k급 외판, 사이드아우터용 고강도 외판 등 고유 강판을 개발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고강도를 달성하면서도 성형성을 높인 고망간강, 알루미늄을 첨가해 무게를 대폭 줄인 초고강도 경량강판, 내식성을 높인 아연망간도금강판 등 차세대 신개념 자동차강판 선행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는 차세대 자동차용 첨단소재 개발에 본격 돌입했다. 현대차는 1200억원을 투자해 2014년 2월 완공을 목표로 철분말 공장을 건설중이다. 철분말은 자동차 경량화에 필요한 핵심소재로 현재 스웨덴, 미국,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또한 현대제철은 1조원을 투자해 정밀압연 설비를 갖춘 특수강공장을 신축하고, 제강공정에서 고로 쇳물(용선)을 활용해 연산 100만t 규모의 고청정 특수강 소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정몽구 회장은 “앞으로 제철 가공품의 품질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여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