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3고로 화입…벤츠ㆍBMW 수준의 車 만들기 ‘부르릉’
[당진(충남) 뉴스핌=김기락 기자]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3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열린 3고로 화입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일관제철소 공사기간이 7년 됐고, 고용 창출 효과도 20만 명을 넘어섰다”며 “여러 가지 산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소재에 초점을 맞춰서 오늘 행사를 가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제철 가공품의 품질 수준을 앞으로도 단계적으로 높여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화입식을 마친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백 년 동안 꺼지지 않을 불을 지피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제철산업이 기계산업, 경제발전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많은 발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대제철은 2006년 10월 민간기업 최초로 일관제철소 건설에 나서 1, 2고로 건설에 6조2300억원, 3고로 건설에 3조6545억원 등 7년간 총 9조8845억원을 투자했다. 또 향후 1조1200억원을 추가해 특수강·철분말사업을 추진하며 한국 경제의 새 불씨를 당기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정 회장이 강조한 고용창출이라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맞물린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한국산업조직학회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건설되는 7년 동안 건설과정에서 9만5800명, 운영과정에서 11만300명 등 총 20만6100명 고용창출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생산유발 효과 건설과정에서 21조3240억원, 고로 운영과정에서 24조5570억원 등 총 45조88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제철은 이번 3고로 가동을 통해 고로 부문 조강생산능력 1200만 톤 체제를 갖추게 되며 기존 전기로 부문 조강생산능력 1200만톤을 합쳐 총 2400만 톤의 조강생산능력을 보유한 글로벌 종합 철강업체로 부상한 것이다.
차세대 자동차용 소재 및 초고강도 강판은 현대제철이 집중하는 분야다.
현대제철은 지난해까지 3년간 총 81종의 자동차용 열연강판 강종을 개발했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완성차 적용 강판 강종의 대부분인 99%를 대응할 수 있는 수준.
고로 가동 원년인 2010년 내판재와 섀시용 강판 전 강종 49종을 개발한 데 이어 2011년에는 외판재 13종과 고강도강 등 22종을 개발했으며 지난해에는 100~120K급 초고장력강 등 10종을 개발했다. 이 같은 개발 속도는 3고로 가동에 따라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벤츠ㆍBMW 보다 튼튼한 차 만든다
이날 방문한 현대제철 C열연 공장 안에는 “자동차 강판 최고의 품질, 우리의 열정으로 만들어 간다”라는 슬로건이 크게 붙어있었다.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550만톤으로 자동차 강판ㆍ가전 및 고탄소 강판 등이 생산되고 있다. 롤러 사이로 철이 나오는 공정인 만큼 사람 대신 기계가 일을 한다. 이 때 모든 과정이 모니터에 일일이 나타나게 된다.
현대제철은 내시효 외판과 저항복형 50K급 외판, 사이드아우터용 고강도 외판 등 고유 강판 개발에 나섰다. 50K 외판은 강도가 높아 성형이 어려운 편이지만 1000톤 서보프레스를 통해 사이드아우터용 고강도 성형을 검증했다.
이 검증을 통한 차가 바로 기아차 K5다. 또 현대차 제네시스 후속(프로젝트명 DH)도 이달 2차 검증을 마칠 예정이다. 서보프레스는 프레스의 속도와 압력에 변화를 통해 강판 성형성을 높일 수 있다.
자동차 부품 분해 분석실에서는 차체 및 섀시 부품을 분석하는 일을 한다. 이곳에서 최근 5년간 27차종 71개 부품을 조사한 결과 폭스바겐 파사트의 로어암은 80K급을 적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로어암은 자동차 서스펜션의 주요 부품으로 내구성 및 조종성과 밀접하다.
현대제철은 내년 이후 출시할 쏘나타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LF) 등 차종에 80K급 로어암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금까진 60K급을 사용해왔다.
메르세데스-벤츠 및 BMW 등 해외 신차부품 벤치마킹도 활발하다. 현대제철은 방청 보증 강화를 통해 부식에 따른 클레임을 사전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섀시부품의 강도를 높이고 고강도 열연도금재 용접 기술 등 자동차 신강종 개발에 대한 밑그림을 완성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고강도를 달성하면서도 성형성을 높인 고망간강, 알루미늄을 첨가해 무게를 대폭 줄인 초고강도 경량강판, 내식성을 높인 아연망간도금강판 등 차세대 신개념 자동차강판 선행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에서 13일 열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3고로 화입식’ 행사에 참석한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현대제철 제공>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