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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새로운 한반도'로 아시아 패러독스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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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대서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 강연

[뉴스핌=이영태 기자] 중국 국빈방문 사흘때인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동북아에 진정한 평화와 협력을 가져오려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새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베이징 칭화대학에서 칭화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 뉴시스/신화통신]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 칭화대를 방문해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이라는 제목으로 한 강연을 통해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한 구성원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안정되고 풍요로운 아시아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한반도가 제가 그리는 '새로운 한반도'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는 한반도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고 싶다"며 "비록 지금은 남북한이 불신과 대립의 악순환에서 못 벗어나고 있으나, 저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고,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러려면 무엇보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은 핵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한 구성원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된다면, 동북 3성 개발을 비롯해 중국의 번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한문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라진 동북아 지역은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지구촌의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동북아지역 다자 간 대화 프로세스인 '동북아 평화협력구상'과 '아시아 패러독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역내 국가 간에 경제적인 상호의존은 확대되는데, 역사와 안보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불신으로 인해 정치, 안보 협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저는 이것을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이라고 부르는데, 지금 동북아에는 역내 국가간에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고 평화와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자적 매커니즘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군자의 도는 멀리 가고자 하면 가까이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높이 오르고자 하면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중용'의 구절을 인용해 "국가 간에도 서로의 신뢰를 키우고, 함께 난관을 헤쳐 가며,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동북아 지역도 역내 국가들이 함께 모여서 기후변화와 환경, 재난구조, 원자력안전 문제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연성 이슈부터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필요하다"며 "한국과 중국이 신뢰의 동반자가 되어 '새로운 동북아'를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한국과 중국의 꿈은 지향점이 같다"

한국과 중국 양국관계에 대해선 "두 나라의 강물이 하나의 바다에서 만나듯이 중국의 꿈(中國夢)과 한국의 꿈(韓國夢)은 하나로 연결돼있다"며 양국의 지향점이 같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국 정상이 합의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내실화'와 관련해선 "제가 정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온 것이 국민의 신뢰인데, 외교 역시 '신뢰외교'를 기조로 삼고 있다"며 "국가 간의 관계도 국민들 간의 신뢰와 지도자들 간의 신뢰가 두터워진다면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005년 처음 만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인연과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면서 "지난 20년의 성공적 한중관계를 넘어 새로운 20년을 여는 신뢰의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한중미래비전 공동성명'은 이러한 여정을 위한 청사진이자 로드맵"이라고 설명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양국 경제관계는 더욱 성숙한 단계로 발전할 것이고, 새로운 경제도약을 이뤄가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나아가 동북아의 공동번영과 역내 경제통합을 위한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기후변화와 환경 등 글로벌 상생을 위한 분야의 협력과 '한풍(漢風)', '한류(韓流)' 등 문화교류도 강조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은 국민 행복, 인민 행복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함께 전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두 나라의 강물이 하나의 바다에서 만나듯이, 중국의 꿈과 한국의 꿈은 하나로 연결돼있다"고 힘줘 말했다.

비운에 부모를 잃게 된 자신의 개인적 역경에 대해서도 언급한 박 대통령은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저는 많은 철학서적과 고전을 읽으면서 좋은 글귀는 노트에 적어두고 늘 들여다봤다"며 기억에 남는 글귀로 제갈량이 아들에게 보낸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원대한 이상을 이룰 수 없다'는 글을 소개했다.

칭화대 학생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굴하지 말고, 하루하루를 꿈으로 채워 가면서 더 큰 미래, 더 넓은 세계를 향해 용기 있게 나아가기 바란다"고 당부한 박 대통령은 끝으로 "마지막으로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앞으로 문화와 인문교류를 통해서 더 가까운 나라로 발전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여러분의 미래가 밝아지기를 기원한다"는 말을 직접 중국어로 연설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시작할 때도 중국어로 직접 '자강불식 후덕재물(自强不息 厚德載物)'이라는 칭화대 교훈을 인용해가며 "그 교훈처럼 쉬지 않고 정진에 힘쓰고, 덕성을 함양한 결과 시진핑 주석을 비롯하여 수많은 정치지도자들을 배출했고, 중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했다"고 언급했다.

◆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는 불가분의 관계"

강연을 마친 박 대통령은 이어진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자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는 불가분의 관계"라며 "한국은 그동안 성장 과정에서 선진국들을 따라 가면서 추격형의 경제발전을 이뤘는데 이제는 그런 경제발전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답변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에 있어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창의력과 잠재력이 나오려면 열심히 일하고 땀 흘려 일할 때 정당한 보상을 받는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사람들이 안심하고 열정을 바침으로서 창의력이 나오고 자신의 꿈도 이룰 수 있다"며 "열심히 해도 꿈을 이룰 수 없다는 불공정성이 있다거나 불합리한 시장이라면 창조경제가 살아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그래서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가 조화를 이루면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속에서 경제주체들이 땀흘려 일하면 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 때문에 이것을 잘 추진해 나가는 것은 경제를 성장시키는 기본이 된다"고 설명했다.

강연을 마친 박 대통령은 천지닝(陳吉寧) 칭화대 총장으로부터 펑유란(馮友蘭)의 책 '중국철학사'의 글귀가 담긴 족자를 선물 받았다. 펑유란이 칭화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쓴 중국철학사는 박 대통령이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책이다.

천 총장은 "박 대통령이 중국철학사를 읽으면서 인생의 진리를 깨닫고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런 면에서 펑유란 선생과 박 대통령은 오랜 친구와도 같다"며 "펑유란 선생이 살아 있었다면 이 선물을 박 대통령에게 준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족자에는 '마음이 호수와 같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으며 펑유란의 친딸인 소설가 펑종푸(馮宗璞)가 전달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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