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 뜨거운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선출을 위한 선거가 아니다. 유력 경제신문들이 주관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Best Analyst)' 선정을 위한 투표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자산운용사, 연기금, 은행, 보험사, 투자자문사 등 주식을 운용하는 기관의 운용부서 매니저들의 투표를 통해 가려진다. 다른 평가요소가 있지만 매니저들로부터 표를 많이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매니저들이 운용하는데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insight)나 아이디어, 정보, 분석자료 등을 제공한 애널리스트를 뽑겠다는 게 당초 취지였다. 하지만 이 제도가 10여년을 지나면서 이상하게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에도 안되면 저 잘립니다." "선배님, 00대학 00학번입니다. 도와주세요" 등 읍소에 가까운 구애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폴(Poll) 시즌이 되면 탐방이나 보고서 작성, 설명회 등 애널리스트 본연의 임무보다는 매니저 접대, 인사다니기 등에 치중하는 게 요즘 세태"라고 아쉬워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모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값비싼 선물 공세를 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 증권사는 올해도 선물을 돌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베스트 애널리스트 선정이 이처럼 과열 양상으로 치달은 것은 선정될 경우 돌아오는 대가가 크기 때문이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되면 연봉 계약시 크게 어필할 수 있고, '스카우트 머니'를 받고 다른 증권사로 옮겨갈 수도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리포트를 통해 차별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업 IR담당자들이 흘려주는 데이터를 갖고 가공하는 수준인 고만고만한 리포트들만 양산하다보니 다른 것으로 승부하려한다는 것.
올해 초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탄식했다. "점점 심각해지는 베스트 애널리스트 타령으로 여의도 퀄리티가 10년은 후퇴한 것 같다."
'베스트 애널리스트' 타이틀이 애널리스트들의 진정한 업무 능력과 직접적으로 연관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도 갈수록 줄고 있다. 신뢰를 잃고 있다는 얘기다. 애널리스트들 스스로 '베스트'가 되기 위한 길은 무엇인지 고민해야할 때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