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이에라 기자] 부진한 시황으로 시름해오던 아시아 증권사들에 간만에 화색이 돌았지만, 우리나라 증권사들은 맥을 추지 못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최근 아시아 지역 증시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역내 증권사 실적이 큰 폭 개선됐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나홀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는 대비되는 행보를 보였다. 지역 증시 추세와 반대되는 거래 부진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대부분의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99억 9900만원으로 전년대비 60.8% 급감했다.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수수료 수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다른 대형증권사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투자증권은 881억원으로 48.1%, KDB대우증권은 1265억원으로 24.2% 각각 줄었다.
현대증권은 540억원의 순손실로 전년대비 적자 전환했다. SK증권은 121억원의 순손실로 적자를 확대했고, 동양증권은 전년 493억원에서 55억원으로 규모는 줄였지만 적자를 이어갔다.
국내 증권사들이 두자리 수 이상의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여타 아시아 국가들의 증권사들은 큰 폭의 실적 개선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어 대조적이다.
8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의 노무라 홀딩스에서 부터 중국의 시틱 증권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전역의 투자은행들과 증권사들이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증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맥킨지의 엠마누엘 핏실리스 대표는 "대부분의 아시아 증권사들에게 그들의 운명을 가르는 요소는 거래량 규모"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일본 정부가 디플레이션 타개 의지를 밝힌 이후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거래량은 지난해에 비해 46%나 급증했다.
이와 같은 흐름에 힘입어 일본 내 2대 증권사인 노무라 홀딩스와 다이와 증권의 순이익은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노무라와 다이와 증권 모두 7년래 최고 수준의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호주의 맥쿼리 그룹 역시 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상승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3월 31일 기준 맥쿼리그룹의 거래 소득은 19%나 증가했다. 채권 및 외환, 상품관련 부문이 특히 선전했다.
거래량 급증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싱가포르 DBS 그룹 홀딩스의 주식거래 및 투자은행 부문 수수료 수익은 올해 초 3개월간 83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태국은 증권사들에게 특히나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1분기 거래량이 총 1250억 달러로 1년 전 590억 달러에서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심지어 중국 증권사들도 실적 개선을 보였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12월 랠리가 시작되기 전까지 1년 내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중국 내 2대 증권사인 시틱 증권과 하이통 증권은 거래 관련 소득이 20% 이상 증가한 탓에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다만 주식 거래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다소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들어 중국 회사들은 소득의 60%를 증시 거래에 의존하는 데 이것은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 시황 변화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이와 같은 취약성은 비단 중국 증권사들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맥킨지의 H.V 비나약 파트너는 "전자 거래 증가로 중국 증권사들의 중개료가 감소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수주 간 중국 내 주식 거래량이 감소한 데다 일본 증권사들의 이익 증가세 역시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노무라 증권의 가시와기 시게스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금과 같은 좋은 비즈니스 환경이 영원히 계속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수익원을 다양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이에라 기자 (sopresciou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