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국가 환율 전망 따라 헤지 여부 판단
[뉴스핌=이에라 기자]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단연 환율이다. 국내펀드와는 달리 투자국 환율 변동성에 따라 손익의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은 국내외 및 세계 경제상황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최초 환전시의 환율과 달라질 경우 해외투자한 자산가격의 변화가 없어도 손익이 따라 움직임이 크다.
펀드로 해외자산에 투자하려면 국내 원화를 해당국의 통화(달러, 유로화 등) 환율로 환전해 투자하기 때문이다.
안능섭 한국투자신탁운용 본부장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변동을 꺼리는 투자자는 해외펀드 투자시 가입하고자 하는 펀드가 환헤지 전략을 쓰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 상품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환헤지형 펀드는 투자시점에 환율을 고정해 환율하락에 따른 손실을 방어한다. 펀드명 뒤에 붙은 H(헤지), UH(언헤지)로 환헤지 여부를 구분한다.
최근 일본펀드 투자자들은 환헤지형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일본의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엔화가 달러는 물론 원화 대비 약세를 이어갔다.
일반적으로 해외펀드는 원달러 환율 위험에 대해 헤지를 한다. 투자대상국 통화를 달러로 바꾸고 이를 원화로 다시 바꾸는 과정에서 해당국 통화와 달러 사이에는 헤지를 하지 않고 달러와 원화 사이에서만 환율을 고정해둔다.
이에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수익률에 악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엔화의 달러대비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다시 환차손이 난 것이다.
2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이후 환헤지형 일본주식펀드의 단순평균 수익률은 29.00%로 환노출형(20.69%)보다 9%포인트 가까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개월간 수익률은 환노출형 22.36%, 환헤지형 44.16%로 환헤지 여부에 따라 20%포인트 이상 차이났다.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전환자'펀드는 환헤지 여부에 따라 올해 수익률 차이가 10%포인트, '프랭클린템플턴재팬자'펀드는 약 9%포인트, 차이가 나고 있다.
이은경 제로인 연구원은 "일본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엔화가치가 하락, 유동성이 일본증시로 흘러 들어가며 일본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며 "환헤지형펀드는 환율 영향을 헤지하기에 환이 급변할 경우 영향에도 자유로워 종목상승의 영향을 펀드 성과가 그대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헤지가 무조건 유리한 수익률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투자국 통화의 환율 변화에 따라 환을 그대로 노출하는 것이 더 낫을 수도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투자하는 지역 통화가 약세면 환헤지가 유리하지면 통화가 강세 국면으로 가면 환노출을 시키는 편이 낫을 것"이라며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펀드는 환헤지가 유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브라질펀드의 성과는 환노출형이 환헤지형 보다 눈에 띈다. 연초 이후 '미래에셋브라질멀티마켓자(채혼-파생)종류A'의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의 수익률은 각각 4.28%, 8.40%를 기록했다. 환노출형이 4%포인트 이상 높은 성과를 냈다. 1년 성과로는 환헤지형(-3.12%)이 환노출형(-6.06%)을 다소 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펀드 투자자들에게 투자 국가 환율 전망에 따라 환을 헤지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배성진 연구위원은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환율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투자에 따른 이득을 환율로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국 환율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