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홍승훈 기자] 애플투자증권의 사실상 자진청산 결정을 두고 금융투자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다만 후폭풍이 예상보단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업력이 5년에 불과한 소형사란 점에서 과거 건설증권과 모아증권중개가 자진청산했던 것 이상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업계나 금융당국 모두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변환기가 도래했다며 ROE(자기자본이익률)에 대한 실질적인 고민을 해야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애플투자증권의 자진청산과 같은 증권사 경영인의 결정이 추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19일 "자본잠식 정도와 최근 손익을 살펴보면 2~3개 소형사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업황 자체가 계속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애플투자증권과 같은 결정을 하는 곳들이 추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금융당국으로선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없도록 신중한 심사를 거쳐 금융위에 올리겠다는 입장으로 현재로선 폐업신청을 기다리는 중이다.
최근 10여개 매물로 나와있는 증권사들의 자진청산을 유도하는 대책 검토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폐업을 막을 이유도 적극 유도할 이유도 없다. 시장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일 뿐"이라며 "예컨대 청산에 따른 세제혜택 검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금융위원회도 크게 다르지 않는 입장이다. 김용범 자본시장국장은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제도적인 측면에서 당국이 도와줘야할 부분이 있다면 돕겠지만 현재로선 제도의 벽에 막혀 일어난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자진청산은 경영인의 독자적인 판단이며 다만 우리로선 투자자 보호나 사회충격이 없도록 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진청산에 따른 세제혜택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 국장은 "정상적인 M&A가 일어날 수 있는 시장여건이 마련돼 있지만 수요공급이 맞지 않아 거래가 안되는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살펴봐야겠지만 세제혜택은 일종의 보조금 혜택일 수 있어 쉽게 판단하긴 어려운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2003~2004년 건설증권과 모아증권중개가 자진 청산을 결정해 문을 닫을 무렵 정부와 업계에선 잠시 세제혜택을 통한 청산 유도책이 잠시 검토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청산차익에 대한 과세이연 등의 세제혜택 검토가 있긴 했지만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아 중단됐다"며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이런 문제로 세제를 건드리기엔 명분과 모양새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소형사의 자진청산 결정이어서 업계 파장이 큰 것은 아니지만 증권사 수익측면에서 구조적인 변환기를 맞고 있어 증권사들이 ROE에 대한 고민을 해야할 시점"이라며 "큰 그림에선 제 2의 애플투자증권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왔다"고 강조했다.
즉 과거 재벌들이 증권 계열사를 만들기 위해 PBR(주가순자산비율) 4배를 주면서 증권사를 인수하려던 몇년 전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얘기다. 대형증권사 한 임원은 "증권사 하나만 있으면 계열그룹에서 나오는 주식과 채권거래 물량만으로 살아가기 좋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젠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며 "거래 볼륨도 줄고 먹거리도 급감하면서 이제는 매물만 있지 사려는 곳이 거의 없어진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한편 애플투자증권측은 다음달 12일 주주총회에서 청산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는 쪽에 무게를 둔다. 회사측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청산쪽으로 가자는데 반대하는 주주들도 일부 있겟지만 대안이 없어 결국 청산을 택하게 될 것 같다"며 "고객 예수금을 빼고는 자산과 부채도 별로 없어 청산절차도 어렵지 않게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