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업황 부진이 결국 증권사 자진 청산으로까지 이어졌다. 사업을 유지하자니 영업이 안돼 적자가 쌓이고, 매각을 추진했지만 프리미엄은 커녕 자산가치만큼도 가격을 쳐주지 않았다.
경영난을 겪던 애플투자증권이 최근 결국 자진 청산을 결의했다. 2003~2004년 건설증권, 모아증권중개에 이어 3번째 케이스다.
앞선 청산 결정은 IMF 외환위기 이후 후유증에 따른 것이었다면 이번엔 보다 구조적인 수익성 창출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애플투자증권 청산의 예에서 보듯이 신설사 가세로 증권사 숫자가 많아진데다 온라인 및 모바일거래 증가와 과당 경쟁으로 인한 '제살깍기 식' 수수료 하락이 경영을 어렵게 했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의 재정위기가 이어지자 불확실성 증가로 거래대금이 급속히 줄었다.
끝내 영업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매각을 하려 해도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청산가치만큼도 받기 어려운 형편이다. 실제 이트레이드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 등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증권사들도 매각 절차를 중단하거나 연기했다.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서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현재 매물 증권들도 매각 절차가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라이센스 가치와 더불어 2008년 시장이 호황기일 때 신생 증권사 매입이 많았는데, 그 때 비싸게 산 것도 매각이 어려운 한 이유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애플투자증권의 자진 청산이 중소형증권사 구조조정을 촉발시키는 매개체가 될지 관심이 가지만, 시장 반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매각 대상 증권사들은 스스로의 가치를 높게 보니 청산을 추진할 리 만무하고, 시장에선 합병 가치를 낮게 보니 매각 또한 어렵기 때문이다.
송민규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 부실장은 "이럴 때 구조조정이 돼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나, 애플투자증권의 청산이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긴 어려울 것"이라며 "합병 가치 있는 특화된 사업 구조 없이, 단순 위탁매매 또는 ELS 등 리테일 상품 판매 사업 구조가 많다"고 말했다.
즉, 청산 회사가 기존 고객 및 사업적 네트워크가 좋았다면 모를까, 단순히 온라인 위탁매매 정도로는 합병 가치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M&A 매물 증권사들은 청산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트레이드증권 관계자는 "매각 진행 상황에 관해서는 대주주들이 주관하는 일이라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 "다만, 이트레이드증권은 이익도 잘 나고, 사업 지속성도 좋은 편이라 청산은 검토한 바 없다"고 전했다.
아이엠투자증권 관계자 또한 "아이엠투자증권은 리테일 비중이 10% 이하라서 현재의 업황 부진 속에서도 큰 타격은 없다"며 "타 소형 증권사들과의 일률적인 비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