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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앤캐시 '꼴찌의 반란'…'배구계 히딩크' 김호철 리더십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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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러시앤캐시 드림식스 감독이 2월8일 팀이 훈련중이던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배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뉴스핌=김인규 기자] 2002 한일월드컵이 끝난후 한국엔 축구열풍만 분게 아니었다. 국가대표팀을 맡아 축구계의 변방에 머물러 있던 한국을 4강까지 진출시킨 거스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을 배우려는 열풍이 기업은 물론 한국사회를 강타했다.

당시 삼성경제연구소는 '히딩크 리더십의 교훈'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히딩크의 성공요인과 기업경영에 시사하는 점을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분석한 '히딩크 리더십'은 크게 7가지로 정리된다.1.꿋꿋함과 소신 2.공정성 3.기본의 강조 4.혁신의 추구 5.가치의 공유 6.전문지식 활용 7.명확한 목표 제시
히딩크 감독은 이 원칙으로 '아시아 동네축구'에 머물러 있던 한국팀을 월드컵무대에서 세계4위까지 올려 놓는 전설을 썼다.

요즘 '배구계의 히딩크' 러시앤캐시 드림식스 김호철 감독의 리더십이 화제가 되고 있다.
김호철 감독은 올시즌 개막 한달전 만년 하위팀이자 팀 해체 위기에까지 몰린 러시앤캐시 드림식스 지휘봉을 잡은 후 강호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를 꺾는 등 돌풍을 일으켜 배구계를 놀라게 했다.

'미운 오리새끼'였던 러시앤캐시 드림식스를 순식간에 '백조'로 변신시킨 김호철 감독의 리더십은 무엇일까?

김호철 리더십은 5가지로 요약된다.
1.몸으로 "나를 따르라"
2.기본이 최고
3."너는 안돼"는 없다
4.단점을 고쳐줘라
5.명확한 목표 제시

*몸으로 "나를 따르라"
월드컵이 열리던 해인 2002년 개봉한 베트남전 영화 '위 워 솔저스(We Were Soldiers)'에서 전투경험이 전무한 395명의 신참병사들을 이끌고 특수임무에 나서는 할 무어 대령(멜 깁슨)은 잔뜩 긴장한 병사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제일 먼저 전투지역에 발을 디딜 것이고 제일 나중에 발을 떼겠다. 내뒤에 아무도 남기지 않을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에서 멜 깁슨은 전투에서 언제나 맨앞에 서 있었고 신참병사들을 효과적으로 지휘해 5배나 많은 정예 월맹군을 무찔렀고 약속대로 가장 마지막에 헬기에 올랐다.
할 무어 대령은 솔선수범을 통해 숫적인 열세와 기량의 차이를 극복해냈다.

김호철 감독이 8년간 지휘한 이전 소속팀인 현대캐피탈은 한마디로 모든게 갖춰진 팀이었다. 김감독은 소위 '헝그리정신'이 없는 현대캐피탈 선수들을 혁신하기 위해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팀을 개혁해 나갔다.

그렇지만 김감독은 훈련이든 생활태도든 선수들이 고쳤으면 하는 것을 자신이 먼저 몸으로 실천해 보였다.
김감독은 "감독이 먼저 하면 선수들은 안따라올 수가 없다"며 솔선수범을 자신의 리더십 중 1원칙으로 꼽았다.

김감독은 러시앤캐시에서도 솔선수범으로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대캐피탈과 달리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만년 하위팀이라는 오명과 모기업의 부재로 상처를 많이 받아 '힐링'에 주력했다. 그래서 먼저 농담을 하고 장난을 걸면서 선수들 얼굴에 웃음이 돌아 오게 했고 훈련에서는 감독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지난 2월8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훈련하던 러시앤캐시 드림식스 선수들은 해체위기에 있는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파이팅이 넘쳤다.
김호철 감독의 솔선수범이 선수들을 "우린 안돼"에서 "할수 있다"로, "나만 잘되면 돼"에서 "팀이 우선"으로 변화시켰다.

*기본이 최고다
히딩크 감독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 후 기본기를 강조하며 체력과 패스 훈련을 많이 시켰다.
김호철 감독도 "모든 운동이 마찬가지이지만 기본기가 안돼 있는 선수는 발전 속도가 느리며 평범한 선수 이상을 넘지 못한다"며 기본기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김호철 감독이 2월8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러시앤캐시 드림식스 선수들의 훈련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김호철 감독은 기본기의 소중함을 골프에서 절실히 느꼈다. 선수시절인 80년대부터 골프를 친 김감독은 연습장도 안거치고 바로 필드로 나간 '실전형 골퍼'다.
김감독은 타고난 운동신경과 힘 덕분에 핸디10 수준까지는 기록했으나 그 이상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어느날 당시 골프를 배우고 있던 아들 김준(현재 이탈리아 프로투어 선수)의 연습장에 따라갔다.

그렇게 3달정도 아들의 레슨을 뒤에서 관람(?)해보니 "아 골프는 저렇게 치는거구나"하고 깨달았다. 김감독은 아들의 골프코치에게 "나처럼 골프를 치면 왜 안되는가?"라고 물었고 코치는 "그렇게 쳐도 된다. 하지만 실력은 더 이상 안늘거다"는 대답을 들었다.
김감독은 이후 골프의 기본기를 다시 배웠고 이후 실력이 늘어 지금은 싱글수준의 골퍼가 됐다. 김감독의 최고 성적은 4언더파(68타)다.

김감독은 배구의 기본기로 '보는 눈'을 첫번째로 꼽는다. 배구공은 빠르면서도 휘어서 날아 오기 때문에 순간의 대처가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보는 눈'이 좋아야 한다는 것. 이에 김감독은 테크닉과 전술훈련 이외에도 집중력 훈련을 강도높게 실시해 기본기인 '보는 눈'을 키우는데 공을 들인다.

*"너는 안돼"는 없다
김호철 감독은 먼저 선수를 포기하지 않는다. 솔직히 감독이라면 자기 마음에 들거나 필요한 선수로만 팀을 꾸리고 싶은건 당연하다.

그러나 김감독은 훈련에서는 선수들 모두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준다. 김감독은 "선수를 평등하게 봐야 포기하지 않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넘어 한단계 도약할 수 있게 만들수 있다"고 말했다. "쟤는 저것밖에 안돼"라고 포기해 버리면 재능이 있는 선수도 그 감독 밑에서는 그 실력밖에 안된다는 것.

김감독은 선수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매나 욕설보다는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이해시켜야 한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 감독에게 꼭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인내심'입니다. 그거 없으면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서 못해요"라며 웃었다.

*단점을 고쳐줘라
김호철 감독은 선수들을 지도할때 장점보다는 단점을 고쳐주는데 노력을 더 기울인다. 단점을 고쳐야 더 나은 선수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배구는 팀워크의 경기이기 때문에 장점만 모아논다고 강한 팀이 되는 건 아니다.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적재적소에 사용하고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는게 감독의 임무"라며 감독의 '보는 눈'을 강조했다.

그래서 김감독은 각 선수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에 대해 항상 고민한다. 그렇게 해결책을 찾아내 각 선수별로 '맞춤형 원포인트 레슨'을 해 실력을 끌어올린다.

*명확한 목표 제시
시즌 한달을 남겨놓고 러시앤캐시 드림식스를 맡게된 김호철 감독은 아산에 내려와 팀을 점검하며 깜짝 놀랐다. 해체위기까지 몰린 팀 재정은 그렇다쳐도 선수들은 연습도 제대로 안해 다들 '비만 선수'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김감독은 욕심을 버리고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 올 시즌에는 드림식스가 장래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 새 주인을 만나는 것이었다. 선수들에게도 "팀이 다른 기업에 인수되고 2년만 고생하면 우승할 수 있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 그는 NH농협 2012-2013 V리그 2라운드까지 성적엔 신경쓰지 않고 강도높은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몸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감독과 선수과 똘똘 뭉친 덕분일까. 드림식스는 초반 8연패 늪을 탈출한 이후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 등 강팀을 잇따라 꺾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2월19일 현재 11승13패로 4위 LIG손해보험에 승점 2점차 5위를 기록중이다.

김호철 감독이 2월8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러시앤캐시 드림식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뉴스핌 Newspim] 김인규 기자 (anol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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