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광장 ANDA 칼럼

속보

더보기

[김정호 교수의 탐조등] 지하경제 양성화도 증세다

기사입력 : 2013년01월16일 10:12

최종수정 : 2013년01월16일 10:19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 증세 없이 세수 확대하겠다는 코미디

"저는 개그맨인데요. 웃기는 것 빼고는 다 잘합니다" 개그맨 정형돈이 즐겨하는 유머다.

사람들을 웃기는 것이 개그맨의 본업인데, 그것만 못한다니 말이 안된다. 그래서 웃긴다. 이처럼 언뜻 들으면 말이 되는 것 같은데 자세히 들어보면 뜻이 안통하는 표현들을 모순어법이라 한다. 멋모르고 듣다가 생각해 보면 속은 듯해서 유머나 코미디의 소재로 자주 쓰인다.

그런데 코미디도 아닌 모순 어법이 박근혜 당선자 공약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증세 없는 세수 확대"가 그것이다. 증세는 세금을 안올리겠다는 말이며, 세수 확대는 세금을 더 거두겠다는 말이다. 정확히 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어 모순 어법 그 자체이다. 증세는 없다면서 세금은 더 거두겠다니... 생각해 보면 그야 말로 코미디의 소재다.

왜 그런 말을 쓰는지 의도는 알겠다. 세법 상의 세율을 올리지 않겠다는 말을 증세는 없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율을 올리는 것만이 증세가 아니다. 비과세 감면의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같은 것들이 모두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더 걷는 방법이다.

지난 12월에 전격적으로 결정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의 확대도 세율은 올리지 않았지만 증세다. 이자 소득이나 주식배당 받는 사람들 중의 상당수가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증세는 없다고 한다. 마치 버스 요금 인상은 안하겠지만 버스 회사의 요금 수입은 늘리겠다는 말 만큼이나 모순 어법이다.

지하경제의 양성화도 증세 없는 세수 확대의 중요한 방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하경제란 마땅히 세금을 내야 할 대상인데 그 동안 세금을 내지 않아온 모든 거래를 말한다. 조폭이나 불법 외화반출 같이 먼 나라의 이야기 같은 것도 있지만 정말 큰 지하경제는 바로 우리들 속에 있다.

가장 흔한 것이 자녀에게 주는 결혼자금이다. 부모 자식 간이라 해도 10년간 3천만원 이상을 증여하면 10~50%까지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주변에서 자식 결혼시키며 전세자금 대줬다는 사람은 많이 봤어도 증여세 냈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1억원만 줬어도 1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말이다.

물론 필자 자신도 아버지로부터 전세자금을 받았을 때 증여세를 내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그것 말고도 또 큰 지하경제는 재래 시장, 노래방, 음식점처럼 현금 거래가 많이 이루어지는 곳들이다. 국세청이 불을 켜고 추적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모두 탈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하경제의 가장 큰 부분은 우리 스스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거래들이다. 고소득 자영업자니 불법 외화 반출이니 하는 것들은 하나 하나의 규모는 크지만 건수가 많지 않아 그리 대단한 규모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수 확보를 목적으로 지하경제 양성화를 하려면 중산층과 서민들의 가족간 거래와 자영업에서의 거래를 드러내야 한다. 그것은 세율을 올리는 것보다 훨씬 더 충격이 큰 증세 정책이 될 것이다. 해야 할 일이긴 하지만 그러기에 앞서 국민의 양해를 구하는 것이 먼저다.

박근혜 당선자는 증세 없는 세수확대를 약속함으로써 국민들에게 고통 없이도 복지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는 착각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누군가는 세금을 내야 복지재원이 늘어난다. 어떤 말로 치장을 하더라도 중산층의 세부담이 늘 수밖에 없음을 미리 고백해야 한다. 안그러면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을 속인 대통령으로 낙인이 찍히게 될 것이다.

국민도 이제 바뀌어야 한다. '설마 나까지 세금을 내겠어'라는 무책임한 생각을 거둬야 한다. 재정이 늘어나면 국민이 세금을 내야 하고, 당신이 바로 그 국민이다. 증세 없는 세수 확대라는 구호는 코미디이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프로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거쳐 1988년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2003년에는 숭실대학교에서 법학박사를 받았다. 2012년 3월 9년간 해오던 자유기업원장직을 떠나서 지금은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로 있다.  그 밖에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이념분과의 민간위원으로도 활동 중이고,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정호 교수는 대한민국 최고령 래퍼이기도 하다.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해 김박사와 시인들이라는 그룹을 결성해서 2011년 1월에는 <개미보다 베짱이가 많아>라는 음반을 냈다. 또 같은 해 6월에는 김문겸 중소기업호민관과 같이 동반성장을 주제로 하는 랩배틀 뮤직비디오를 제작해서 유튜브에 공개했다. 제목은 We Can Do It! 2012년 10월과 11월에는 대학로 갈갈이홀에서 <기호 0번 박후보>라는 시사 코미디에 래퍼이자 강연자로 출연했다.

 「비즈니스 마인드 셋」, 「블라디보스토크의 해운대행 버스」, 「누가 소비자를 가두는가」, 「땅은 사유재산이다」, 「왜 우리는 비싼 땅에서 비좁게 살까」 등 여러 권의 저서와 논문도 펴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감사원장 후보자에 김호철 변호사 지명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7일 감사원장 후보자로 김호철 변호사를 지명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이 오늘 감사원장 후보로 김호철 변호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김 후보자는 국가경찰위원회 위원장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수호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로 평가받고 있다고 이 수석은 설명했다. 이 수석은 "김 후보자가 경찰국 신설과 군 의문사 진상 규명 등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안에서 공공성과 법적 원칙을 견지해 왔다"고 했다. 이 수석은 "김 후보자는 감사 운영의 정상화를 통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그리고 국민 신뢰라는 헌법적 가치를 확고하게 복원할 적임자이자 전문가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 2025-12-07 13:37
사진
내란 특검, 추경호·황교안 불구속 기소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이 7일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추경호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핌DB] 박지영 특검보는 추 의원에 대해 "피고인은 여당 원내대표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유지 의사를 조기에 꺾게 만들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었음에도, 비상계엄 유지를 위한 협조 요청을 받고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무장한 군인에 의해 국회가 짓밟히는 상황 목도하고도 아무런 조치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 권한이자 의무인 표결권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고, 본회의 개의를 알고도 의원총회 개최 의사도 없이 의총 소집 장소를 당사로 변경해 국회 진입 의사를 가진 국회의원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 본회의장에 있던 국회의원에게는 밖으로 나오라는 메시지 전달했는데, 이는 윤 전 대통령이 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있던 국회의원을 끌어내려 하려는 행위와 같이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박 특검보는 "국회의원이 국회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헌정 질서가 파괴되는 상황"이라며 "본인이 원내대표실에 있으면서 이런 파괴된 현장을 목도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윤 전 대통령은 지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나와서 '추 의원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라는 재판장 질문에 '걱정하지 말라. 길게 가지 않고 빨리 해결될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이 말은 너희들이 국회 의결 해제하지 않고도 내가 끝낼 것이란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 의원은 충분히 본인의 역할을 지시받았고 이와 관련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추 의원은 '대통령님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빨리 해제해달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 없다. 본인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특검보는 "비상계엄이 선포될 즈음 당대표는 체포 대상이 될 정도로 사실상 의사 소통 창구가 전혀 아니었고, 여당과의 의사 소통 통로이자 서로 논의할 수 있던 사람은 추 의원이 유일했다"며 "(추 의원은)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이래선 안 된다는 의사표시는 하나도 없이 본인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을 여당 의원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사실상 계엄이 국회의결로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 여당 원내대표마저 협조하지 않고 반기를 들었다면 계엄 해제가 빨라졌을 것"이라며 "계엄에 대한 문제 해결 방식이나 회복 시간 등이 상상 이상으로 빨라졌을 것이고, 국론 분열이나 사회적 혼란도 훨씬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총 장소를 세 차례 변경하는 방법으로 자당 소속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단 18명만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할 수 있었고, 국회 해제 요구 결의안은 결국 재석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통과됐다. 특검은 당시 추 의원이 국회 이동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그의 측근들과 통화한 사실을 바탕으로 그가 의도적으로 표결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특검은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3일 "혐의 및 법리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사진=뉴스핌DB] 한편 특검은 이날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불구속 기소했다. 황 전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이번에 척결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체포하라" 등의 게시물을 올려 내란을 선동한 혐의 등을 받는다. hyun9@newspim.com 2025-12-07 17:2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