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새해 '계사년(癸巳年)을 한달여 앞두고 기업들이 내년 경영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IT업계의 경우 투자와 고용 등 굵직한 경영계획 결정을 최대한 미루고 있는 분위기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아직 내년 경영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경영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다음달 중 경영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 고위 관계자도 "아직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다음달 중순께나 돼야 경영계획을 확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투자규모와 관련해 그는 "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계열사별 업적 보고를 마친 LG그룹 역시 아직 경영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 업적 보고시 경영전략 등 큰 그림을 보고한다"며 "투자 및 고용 등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는 내년 1월 중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3주간 구본무 회장과 각 계열사 CEO간 내년 사업계획과 관련한 업적보고회를 진행했다.
핵심계열사인 LG전자는 월간 단위로 하던 경영관리를 내년부터 주간단위로 변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스마트폰 초기 대응에 실패했던 LG는 최근 옵티머스G가 미국 등 해외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고무적인 분위기다. 양강체제를 구축한 삼성과 애플의 싸움도 LG에게는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이날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주력 태블릿PC '4세대 아이패드'와 '아이패드2'에 사용되는 9.7인치 LCD 패널의 10월 전 세계 출하량은 591만6000대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424만8000대로 71.8%를 차지했다. 지난 3월 88만6000대(24.0%)에서 불과 7개월만에 약 5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반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은 같은 기간 257만8000대(70.0%)에서 42만8천대(7.2%)로 80% 이상 급감했다.
최근 스마트폰 특허 분쟁이 격화되면서 애플이 주요 제품의 핵심 부품을 공급해온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부품 공급선을 다각화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유력매체에 올린 옵티머스G 광고에 '우리는 전화기를 만들지 전쟁을 하지 않는다(WE MAKE PHONES NOT WAR).'라는 문구를 삽입했다. 소모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을 비꼬면서도 이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별들의 전쟁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싸워야 하는 국내 휴대폰업체인 팬택은 최근 내년 경영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짜고 있다. 팬택 고위관계자는 "경영환경 예측을 여러 시나리오로 나눠 내년 경영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의 양강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급변하는 환경에 우리가 얼마나 탄력적으로 대응하냐에 따라 새로운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