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의 행보가 분주하다. 회원국 재무장관의 연이은 회의와 물밑 협상 등 그리스의 운명을 쥔 움직임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투자가들의 시선이 집중된 것은 긴축안 합의 이행 시한의 2년 연장에 대한 최종 승인 여부와 구제금융 차기 집행분의 지원 여부다.
근본적인 부채위기 해결을 위해 불가피한 수순으로 판단되는 유로존 회원국 정부 부문의 채권단 채무조정 역시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를 둘러싼 유로존 정책자들의 회의가 연이어 예정된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은 11월이 그리스의 운명을 결정짓는 갈림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마라톤 회의, 좁혀지지 않는 이견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31일 그리스의 구제를 논의하기 위해 컨퍼런스콜을 가질 예정이며, 내달 8일과 12일 유로그룹의 회의가 추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정책자들이 줄다리기 회의를 계획하는 것은 그만큼 그리스의 상황이 절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책자들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 부문의 채무조정이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포함한 일부 유로존 회원국과 이른바 트로이카(ECB, EC, IMF)는 정부 부문의 채무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의 압박에도 불구, 독일은 채무조정에 대해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아테네 대학의 야니스 바로파키스 경제학 교수는 “그리스가 유일한 부채위기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채무조정이 이행될 경우 다른 국가에서도 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독일을 포함한 일부 국가가 채무조정에 반대하는 것은 이 같은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합의안 이행 시한을 연장하는 문제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 트로이카가 사실상 시한 연장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리스 정부에 보다 강력한 긴축안을 요구할 여지가 높다.
이밖에 구제금융 지원과 ECB의 국채 매입 등 유동성 공급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하다. 그리스의 성장 회복과 상환력 복원이 이뤄지지 않는 한 추가 지원이 시간벌기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 디폴트 우려 다시 ‘고개’
한동안 잠잠했던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다시 쟁점으로 부상했다. 구제금융 집행이 이뤄지지 않는 데다 그리스 경제의 하강 기류가 오히려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IMF는 2020년까지 그리스가 부채 비율을 목표치인 GDP 대비 120%까지 떨어뜨리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제 성장률 역시 당초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데 정책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우려가 깊어지면서 그리스 구제에 대한 유로존 회원국의 강경한 입장이 다소 누그러졌다. 최근 독일이 ECB의 그리스 국채 매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리스의 디폴트가 현실화되고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상황에 이를 경우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마뉴먼트 증권의 스티븐 루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시장은 그리스의 디폴트로 인해 스페인과 다른 정부까지 상환불능 사태가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경우 금융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고 유로화가 종결을 맞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속 타는 그리스..극적 타결 이뤄질까
31일 유로존 재무장관의 컨퍼런스콜에 앞서 독일과 프랑스 재무장관을 포함한 핵심 관계자들은 이미 물밑 협상에 들어갔다.
11월이 그리스 부채위기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대기로가 될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프랑스의 피에르 모스코비치 재무장관은 “그리스의 부채위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11월 중 마련해야 한다”며 “그리스의 유로존 잔존을 위해 가능하고 합당한 방안들을 최대한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달 말 그리스 정부의 현금 자산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절박하게 구제금융 집행을 촉구하는 한편 국내 정책자들에게 이를 위한 합의안 이행을 주문했다.
그는 “예정된 구제금융 차기분이 이행되지 않고 그리스가 대혼란에 빠질 경우 그 후폭풍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며 “이 같은 참사는 반드시 방지해야 하며, 이는 각 정당과 의회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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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