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관리자급 이상은 연차휴가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최근 우리은행 노사는 논란이 됐던 강제 연차 휴가 실시에 대해 이같이 합의했다. 부부장급 이상은 기본 연차 6일에 근무 연수에 따른 추가 연차 등 15일 안팎의 휴가를 올해 안에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19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애초 노조는 직원들의 선택권을 박탈한다며 강제 휴가를 반대했다. 그러자 사측이 한발 물러나 관리자급에 적용하고 책임자급 이하 직원은 자율에 맡겼다. 하지만 보수적인 은행 조직문화를 고려할 때 사실상 강제 연차휴가는 전 직원 대상으로 실시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는 강제 연차휴가를 직급에 상관없이 전 직원에 대해 실시하고 있다.
법으로 보장된 휴가조차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근로자는 부러울 수 있지만, 은행권이 이처럼 나서는 데는 경영 환경이 악화해 비용절감이 급해졌기 때문이다. 연차 대신 근무할 때 지급하는 수당이라도 아끼자는 것이다.
이 같은 강제 휴가는 은행권에 거의 자리잡았다.
KB국민은행도 연차휴가 사용에 관해 최근 논란이 있었지만 강제로 사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사측은 재충전 차원에서 연차휴가를 사용하라”고 권고한 것이라 해명했지만 내부에서는 강제 휴가라는 반발이 나온다. 이 은행은 유급인 5일간의 자기계발휴가와 무급인 5일간의 연차휴가가 있다.
농협중앙회는 노사 합의를 통해 8월부터 연차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일반 직원은 2일 이상, 팀장급은 3일 이상, 부장급은 5일 이상이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1~2년 전부터 보름 내외에서 연차 휴가를 모두 쓰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직원의 수당을 아껴야 할 정도로 은행들이 느끼는 경영환경은 심각하다. 유럽재정위기와 국내 경제 성장 둔화라는 거시적 환경만 악조건이 아니라 올해만 두 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주 수익원인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수금금리 차이)이 줄고 있다. 기업들의 부실도 커지면서 부실여신도 늘어나고 있다.
결국 마른 수건을 짜듯 판매관리비와 충당금을 줄이는 게 최선책인 상황이다. 그러나 판관비를 줄이면 영업력이 손상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제조업 등 다른 업종과 달리 경기에 후행적으로 영향을 받지만 최대한 비용절감을 해 인력구조조정 같은 최악의 상황은 막아보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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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