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정부가 운전자 과실로 확정한 스포티지R 자동차의 급발진 사고에 대해 사고기록장치 조작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8월 30일 사고차량의 EDR(사고기록장치) 분석 결과를 내면서 '운전자 과실'로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해당 차량의 운전자는 정북 EDR의 분석내용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운전자가 제기한 문제는 국토부가 주도한 급발진 추정사고 합동조사에서 급발진 여부를 가려낸 EDR 기록이다. EDR은 충돌 전 3~5초 동안 차량속도와 엔진회전 수, 브레이크·가속페달 조작, 안전벨트 착용 여부 등을 기록하는 장치다.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은 EDR 분석 결과 사고 차량은 브레이크가 충돌 5초 전부터 충돌할 때까지 작동하지 않았다. 속도는 충돌 2초 전 시속 4~6㎞에서 36㎞까지 상승했고 분당 엔진 회전수(RPM)는 충돌 2.5초 전 800에서 4000까지 높아졌다.
또 사고 2초 전 스로틀 밸브가 열려 급가속이 이뤄졌으며 운전자는 충돌 직전 가속페달에서 발을 뗀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미끄럼 방지 제동장치(ABS)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국토부와 안전공단은 설명했다.
즉 차량소유주 이모씨가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이모씨는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하고 밟았다는 내용의 분석이 나온 셈이다.
하지만 분석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이 나타났다. 차량 소유주에 의해 해당 EDR에서 브레이크 작동여부를 나타낸 기록지가 조작된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차량 소유주에 따르면 국토부 합동조사반이 공개한 EDR 브레이크 기록은 'Actual Val'은 01이며, 'Value'는 off로 표기 돼있다.
'Actual Val'(Actual Value)은 실제가격이란 의미로 EDR이 기록한 컴퓨터 언어다. 'Value'는 이를 조사자가 해석한 결과치다.

그러나 이는 해당 차량의 ABS와 Stability control status(안정통제상태) 기록을 보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차량의 ABS는 'Actual Val'은 00, 'Value'는 off다. 또 Stability control status는 'Actual Val'은 01, 'Value'는 on으로 표기 돼있다

다시 말해 브레이크는 '01'이 off 로 표기된 반면 ABS와 Stability control status는 각각 '00'이 off, '01'이 on으로 결과값을 산정했다. 이는 동일한 EDR 기록지에서 서로 다른 결과값 산정인 만큼 조작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여기에 통상적인 컴퓨터 언어에서도 '00'은 off상태며, '01'은 on 상태로 나타내는 것을 감안할 때 국토부에서 공개된 EDR기록지는 조작 의혹이 충분한 셈이다. 설령 '01'을 off로 기록한다해도 동일 문서에서 표기 방법은 같아야한다는게 차량 소유주의 주장이다.
더욱이 차량 소유주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교통안전공단 측에서 받은 사고 차량과 동일한 스포티지R 차량의 EDR 기록지에서는 아예 'Actual Val' 부분이 삭제돼 있다.

차량 소유주는 다음의 토론사이트인 아고라를 통해 "미국의 자동차 공학회[SAE]에서 EDR의 표기법을 살펴본 결과 브레이크와 ABS, Stability Control System Status 모두 '00'이 off이며 '01'이 on으로 표기를 했다"며 "공공기관 종사자가 의심가는 데이터를 지운 채 피해자에게 제공한다는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자동차 운영과 관계자는 "EDR기록에서 'Actual Val'의 표기방식은 정해진 바가 없다"며 "즉 Actual Val'이 00이라도 on으로 인식될 수 있으며 동일 기록지라도 항목에 따라 Actual Val' 표기와 실제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 측도 동일한 주장을 내놓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스포티지R 소유주가 인터넷으로 올린 미국 자동차공학회 EDR 기록지는 미국의 표준이 아닌 논문의 샘플에 불과하다"며 "기록지의 'Actual Val'은 헥사코드라는 기업 영업비밀로 유출될 경우 경쟁사나 일반 해커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이 부분을 가린채 기록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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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