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 “아파트 감정평가액의 100%까지 대출된다는 저축은행에서도 안된다니….”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자이1차아파트 47평형을 소유하고 있는 김모씨는 참담한 경험을 했다. 그의 아파트는 2010년 6월 입주 당시 분양가가 7억8400만원이었다. 최근 시세가 5억원대로 내려가 기존 대출 4억원을 고려하면 담보가치인정비율(LTV)이 100%에 육박했지만 감정가가 6억3000만원(2011년11월 평가)을 믿고 서울 남대문에 위치한 A저축은행에서 추가대출을 문의했다.
하지만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탁상감정을 해보니 감정가격이 5억원대로 나와 추가대출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탁상감정이란 감정평가법인이 정식으로 평가하기 이전에 인근 지역의 비슷한 물건을 기반으로 추정된 가격이다.
이 관계자는 “감정평가법인들이 집값 하락이 크다 보니 보수적으로 평가하면서 집주인의 생각보다 감정평가액이 크게 떨어졌다”고 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감정평가법인의 보수적인 평가가 가계대출 위축을 부채질하고 있다.
감정평가액의 변동성이 시세에 비해 덜함에도 불과 몇 개월 사이 1억원씩 떨어트리는 사례까지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 유망 단지인 잠실 주공아파트 510동 면적 106.21㎡/토지 74.5㎡ 한 아파트의 지난 2월 감정평가액은 건물 3억6000만원, 토지 8억4000만원으로 총 12억원이었다. 불과 4개월 뒤 이 아파트보다 건물면적과 대지지분이 약간 큰 같은 단지 내 514동 건물 107.44㎡/ 대지80.98㎡의 감정평가액은 각각 2억7500만원, 8억2500만원으로 총 11억원이었다. 같은 단지 내에 있고 대지와 건물 면적이 조금 더 컸음에도 시간이 몇 개월 지나자 평가액이 1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KB금융시세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이 아파트들의 일반 평균 매매가는 10억3500만원에서 10억 1000만원으로 2500만원 내리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감정평가액의 내림 폭은 4배나 크다.
금융권에서는 담보가치를 따질 때 KB금융 시세와 감정평가액 두 가지를 경우에 따라 사용한다.
시중은행들은 아파트 등 우량 물건 중심의 담보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KB금융 시세를 주로 사용한다. 시세가 하락하면서 추가 대출을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문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시세보다 높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대출해주는 경우가 많다. 저축은행도 가격 하락에도 가장 안정적인 대출로 아파트담보를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평가액마저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이마저도 줄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같은 아파트단지, 같은 넓이라도 층수, 방향, 조망 등을 감안해 담보가치를 방영하는 새로운 방식을 내놨지만, 실효성에 의구심이 생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금감원은 담보가치가 하락하는 가구보다 증가하는 가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감정평가법인이 시세가 하락하면서 잘못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평가액을 낮게 잡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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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