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강필성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중국 베이징 출장길에 오르면서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의 만남이 이루어질지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맹희씨는 현재 베이징 창명구에 거주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큰 형으로 이 회장과 선대 회장의 유산상속 소송을 진행중인 이맹희 전 회장은 국내 공판과정에서 이번달 9월에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 바 있었다.
이재현 회장이 중국 현지에서 부친 이맹희씨를 만난다면 그의 서울 방문여부에 대한 의견이 교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이 회장의 중국 동선은 범 삼성가의 눈길을 잡아두기에 충분하다는 게 주변의 얘기들이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이번 출장이 중국시장에 대한 장기전략 논의와 점검 차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주변에서는 삼성가 상속소송의 후폭풍이 매서운 상황에서 베이징행을 결정한 만큼 본연의 업무와는 별도로 이맹희씨와의 만남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이번 출장에는 부친과 자주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진 누나 이미경 CJ E&M 총괄 부회장도 동행하고 있어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삼성 주변에서도 이번 이재현 회장의 베이징 출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11일 재계와 CJ그룹 등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은 CJ글로벌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이날 오전 중국으로 출국했다. 공식 일정은 오는 12일~13일이지만 하루 먼저 베이징행에 나선 것이다.
CJ그룹 내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하는 이번 CJ글로벌 컨퍼런스는 상반기 베트남에서 개최된 바 있다.
이번 중국에서의 컨퍼런스에는 이미경 부회장, 이관훈 CJ(주) 대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등 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참석한다. 이재현 회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룹의 비즈니스 현안 및 비전에 대한 사장단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회의에 하루 앞서 출국한 이재현 회장이 베이징에서 공식 일정 이외에 어디를 방문하고 누구를 만나는지는 그룹에서 '확인불가'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공식 일정상에는 이틀 동안의 컨퍼런스 참석 이외에 별다른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CJ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이재현 회장의 베이징행에 적지 시나리오를 써나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그의 부친인 이맹희씨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제기한 상속소송이 이제 진검승부에 돌입하는 상황이어서 미묘한 시선을 불러오고 있다.
사실 이맹희씨는 그동안 CJ그룹과 거리를 두고 지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초 이맹희씨의 소송제기 과정에서 CJ그룹도 "관련없다"는 공식입장을 충분히 표명해 왔던 부분이다.
그러나 CJ그룹 차원에서 이번 소송의 검토를 진행했고, 중국 계열사 사장이 이맹희씨와 만나는 등 수면 아래에서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현 회장이 이맹희씨와 만남을 갖는다면 무엇을 논의할지 관심을 쏠린다. 실제 이맹희씨의 거주지와 이번 CJ글로벌 컨퍼런스 개최 장소는 승용차로 1시간 거리인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만남을 전제로 한다면 이재현 회장이 이번 소송에 대한 중재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CJ그룹은 소송 초기부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중립적 입장을 내비쳐 왔고, 무엇보다 삼성과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적잖게 곤혹스러운 입장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실제 CJ그룹 내부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중재의 필요성이 종종 거론돼 왔다. CJ그룹이 삼성으로부터 사실상 '이맹희씨 공모자'로 의심을 받으면서 이재현 회장의 미행사건이 불거졌고, 일부 사업에서도 적잖은 부담을 받아왔다.
두 그룹이 사업적인 측면에서 직접 경쟁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수면 아래에서 이뤄지는 견제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단적으로 CJ그룹이 지난 7월 국회에 나돌던 '방송법 개정은 CJ 특혜'라는 괴문서의 작성자로 삼성을 지목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이재현 회장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술자리 회동에 대한 보도의 출처로 삼성을 지목하면서 한바탕 소통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제는 두 그룹에게 어떤 사안이 벌어지기만 하면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지경에 놓인 상황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시기적으로 오는 26일 삼성가 상속소송 5차 변론부터가 이번 소송의 진짜 싸움이라는 점에서 이맹희씨 부자의 만남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삼성특검 수사기록이 전달되면서 지난 4차 변론까지는 의혹과 의문의 주장이었다면 5차 변론부터는 증거를 가지고 법정공방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자식이 부친이 있는 곳에 갔는데 얼굴도 보지 않고 귀국하겠느냐"고 전망했다.
CJ 내부의 관계자도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사실 지금이 아니면 만나기 쉽지 않다"며 "이재현 회장의 베이징 방문이 처음은 아니지만 요즘 분위기에서는 만남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CJ그룹 측은 "이재현 회장과 이맹희씨와 만남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시선을 일축했고, 이맹희씨의 법률대리인인 화우의 한 변호사도 "변호사 중에 현재 중국에 따라간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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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