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가 끝없이 추락하는 업황 악화에 시련을 겪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유럽재정위기로 인해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실물경기도 여기저기서 빨간 불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업계 내부적으로도 62개에 달하는 증권사들이 제살깍아먹기식 과당 경쟁으로 수수료율이 수익을 낼 수 없을 정도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위기속에서 더욱 주목받는 것은 바로 최고경영자(CEO)다.
CEO의 선택, 의사결정 여하에 따라 기업의 흥망성쇠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CEO를 대거 교체하며 위기 돌파를 위한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CEO들은 이같은 기대에 부응하듯 다양한 처방전을 내놓으며 출구모색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뉴스핌은 불황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증권가 CEO들의 리더십을 조명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뉴스핌=문형민 기자] "飮水思源(음수사원. 물을 마실 때 그 근원을 생각한다). 기본으로 돌아가 業(업)의 근원을 다시 생각해보고,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시 하는 경영을 펼쳐야 한다."(김 석 삼성증권 사장)
"꿈이 없이는 땀을 흘릴 수 없다. 회사가 큰 성취를 이루려면 직원들 하나하나가 절실함을 가져야 하고, 그 절실함은 꿈을 꾸는 데서 나온다."(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버리는 경영보다 만드는 경영을 하겠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직이 성장을 하면 사람을 줄이는 구조조정은 필요가 없다."(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 CEO들이 내놓은 위기 돌파 해법의 공통분모는 '고객'이다. 고객의 자산을 제대로 지키고 신뢰를 얻어야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고객과의 접촉을 늘리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고객만족도를 측정하는 등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김 석 삼성증권 사장은 "시장이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더 많은 고객과 접촉하고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지난달 '고객 중심'이라는 기조하에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영업조직을 리테일(Retail)과 홀세일(Wholesale) 고객별로 통합하고, 상품지원 기능을 제고해 고객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 역시 "미래에셋의 기업문화가 회사의 수익보다는 고객만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며 현장에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만들어 찾아가고, 정기적으로 고객만족도를 측정하고 있다.

또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상품 개발도 CEO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금융투자회사의 경쟁력은 결국 상품개발 능력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은 "시장이 어려울 때 고객들은 복잡한 상품을 꺼리므로 단순한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별로 핵심상품을 추천해 집중하며, 사후관리도 확실히해 신뢰를 얻어야한다"며 "원금보장형 상품에 투자자 니즈가 있는 만큼 이에 맞춰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Simple(단순), Focus(집중), Trust(신뢰) 등 세가지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하나금융그룹의 강점인 PB와 IB를 접목하여, 개인별 맞춤형 금융서비스에서부터 법인의 자산관리까지 토털(Total)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PIB(Private Investment Banking) 부문 강화를 해법으로 내놓았다.
특정 개인을 넘어 가계 단위의 자산관리, 부동산관리, 세무관리 등을 도와주는 동시에 가업승계, 자선사업 등 비재무적인 부분까지 지원하는 선진 모델인 Family Office까지 확대해 명실공히 종합적인 자산관리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소통의 리더십' 또한 CEO들이 빠뜨리지 않는 부분이다.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위해 회의실 테이블을 원형으로 바꾸고, '번개' 미팅도 이어지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집무실에 '꿈이 없이는 땀을 흘릴 수 없다'라는 글귀를 걸어놨다. 그의 궁극적 지향점은 꿈을 이루는 회사, 즉 직원의 꿈과 회사의 비전이 함께 윈-윈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7년만에 증권업계로 돌아온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취임 후 100일간 직원들과 술잔을 부딪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영업맨 시절 제가 뛰어난 성과를 보인 것은 제 개인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우리 팀의 팀워크가 좋았기 때문"이라며 "금융투자업은 어느 산업보다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승국 동양증권 사장은 과장급 이하 직원들과 점심식사(도시락)를 함께 하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소통 프로그램을 가동하고있다. 틈틈히 지점을 순방하며 현장 직원들을 직접 격려함은 물론 'TONG나무'라는 사내 소통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열고 직접 긍정과 응원, 제안의 내용을 댓글로 게시하고 있다.
한편 레드 오션으로 변해버린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통'인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황성호 사장은 인도 금융회사와의 전략적 제휴 및 상품출시, 중동지역 이슬람은행과의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중국 투자자문사 설립 및 헤지펀드 도입을 대비한 미국·남미·유럽 등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협력협정 체결 등 해외시장 개척에 있어 안정적인 가속화를 일궈내고 있다.
김기범 사장은 "홍콩을 국제금융의 헤드쿼터로 삼아 지역에 따른 차별화된 전략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중심의 이머징 마켓에서는 전통적인 비즈니스(기업금융, 트레이딩, 브로커리지)를 확대해나가는 대신 유럽 미국에서는 자기자본투자(PI), 사모펀드투자(PE)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중국과 몽골 등에서 합작 증권사 투자 및 설립을 추진하고, KDB금융그룹의 축적된 노하우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갖고있다.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 역시 글로벌 비즈니스 차별화를 선언했다. 지난해 월지급식 글로벌채권신탁을 소개했다면 올해는 글로벌 대표 소비재기업들에 투자하는 글로벌컨슈머랩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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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