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협 기자] "이번 구조조정은 그동안 자기자본력 없이 껍데기만 부풀어 오른 유명무실한 시행사들에 대한 일종의 숙청 작업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결국 사업성은 부실하면서도 PF의존도에만 기대는 시행사에 대한 은행권은 경고라고 판단됩니다" = 시행사 K건설 관계자
지난 6일 금융감독원이 채권은행이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 1806곳에 대한 '2012년 대기업 신용위험정기평가'를 실시한 결과 세부평가 대상 업체 549곳 중 C등급(워크아웃) 15곳, D등급(법정관리) 21곳 등 총 36개 업체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됐다.
특히 이중 '나우빌' 브랜드로 알려진 삼환기업과 삼환까뮤, 홍익건설 등 건설사 및 시행사 17곳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은행권의 기업신용위험평가는 지난 2009년 1월 1차 ▲풍림산업 ▲월드건설 ▲우림건설 등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동년 3월 2차 ▲송촌종합건설 ▲대아건설 ▲신도종합건설 구조조정과 2010년 3차 ▲2010년 7월 4차 구조조정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해 5번째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이번 구조조정은 그동안 항간에 떠돌던 부실 건설업체들이 대거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건설사 2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15곳이 시행업체로 정리되면서 자기자본력 없이 건설업체들을 통해 막대한 PF에 의존했던 부실 시행업체들에 대한 이른바 '가지치기'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국내 페이퍼상 등록된 시행업체는 전국적으로 3만여곳을 육박하고 있지만 이중 80% 이상이 연간 단 한건의 수주도 할 수 없는만큼 말 그대로 '페이퍼 컴퍼니'로 전락하고 있다.
여기에 자기자본력은 제로에 가까우면서 사업에 나서는 대다수 시행업체들은 중견 또는 대형 건설사를 앞세워 막대한 PF를 통해 문어발식 사업을 펼치면서 시장악화에 따른 부실화로 막대한 부채만 키워왔다.
한 은행권 기업여신 관계자는 "삼환기업 등을 제외한 나머지 구조조정 대상이 시행사로 나타났는데 이는 그동안 시행사업을 펼치면서 발생한 PF대출금에 대한 회수능력, 사업부진에 따른 부실채권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PF 건전성을 위한 대응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 PF 부실의 진앙지...자본력 없는 시행사 '숙청'
이번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17개 건설업체 중 삼환기업 등 2곳을 제외한 나머지 15곳이 시행업체로 나타나면서 일각에서는 곪아왔던 상처가 터졌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국내 주택시장에서 대다수 시행사들은 자기자본력 없이 사업부지를 매입, 중대형 건설사를 앞세워 금융권에 PF대출(사업자금)통해 사업에 나서면서 PF보증에 참여했던 건설사들과 수익을 배분해 왔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이 활황기를 펼쳤던 지난 2006년~2007년초까지만 하더라도 어지간한 시행업체들은 단 한푼의 자기자본 없이 오로지 PF만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만큼 경제 여건이 뒷받침됐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행사업은 두드러진 하향세를 보이면서 막대한 금융이자만 불리는 형국으로 돌변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PF보증에 나섰던 대다수 건설업체들 역시 시행업체와 채권, 채무 관계로 전락하면서 법적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무엇보다 다량의 미분양 적체현상이 심화되면서 시행에 나섰던 시행사는 물론 보증업체인 건설사까지 동반 붕괴되는 악순환이 지속돼왔다.
내외주건 김신조 대표는 "시행사들이 시행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부실사업의 전유물로 상징되는 것이 문제였다"며"때문에 이번 시행업체들에 대한 은행권의 구조조정은 향후 국내 주택사업의 축소, 아울러 기본 자본을 통해 올바른 투자를 만들기 위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시행사 구조조정은 '꼬리 자르기' VS 당연한 결과
이번 7.6 기업 신용위험평가가 발표되기 이전만 하더라도 업계나 시장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건설업체들이 대거 오르내렸다.
실제 그룹 계열 건설사를 비롯한 중대형 건설사들의 구조조정설은 업계는 물론 증권가에까지 오르내렸던 만큼 시행사 중심의 이번 신용평가는 예측을 크게 벗어나면서 은행권이 건설사는 감싸는 대신 시행사를 희생양 삼은 이른바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은 건설사 구조조정이라기 보다 시행사 솎아내기라는 표현이 맞을 만큼 은행권의 건설사 감싸기가 고스란히 묻어났다"면서"시행사가 구조조정이 되면 PF약정에 따라 시행권이 자동적으로 박탈되며 결국 건설사 입장에서는 시행사가 정리됨에 따라 꼬리자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구조조정에 따른 후유증은 향후 시행업체들의 주택사업 참여율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설상가상 부동산 시장 악화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구조조정의 악재는 향후 시행업체들의 주택사업 의지를 꺾는 한편 PF 난제에 따른 시장 참여율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시행사 B건설 관계자는 "장기간 경기침체에 대다수 사업장이 부실화되는 것이 마치 시행업체들의 책임으로 몰고 가는 것은 상당히 오해가 있다"며"시장변수에 따른 부실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시행업체들의 구조조정은 이제 시작일 듯 한다"면서"PF시장도 줄어든 상황에서 구조조정폭탄까지 나온다면 사실상 시행업체들에게 사업 하지 말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성토했다.
반면 시행업체들의 무분별한 사업 확대가 화를 좌초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에서 시행업체들이 대거 포함된데는 그동안 무분별하게 시행하면서 PF에 의존하다 보니 후푹풍을 고스란히 맞은 셈"이라며"건설사들을 믿고 자본없이 사업을 펼쳤던 시행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이전부터 실행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신용평가를 계기로 대다수 은행권은 자기자본력이 부실한 시행업체들에 대한 PF대출 축소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PF사업이 상당수 저조하고 특히 수도권 인근 주택사업이 부실한 만큼 은행들이 시행사들을 문제로 지적 평가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켰다"면서"이를 계기로 자본력 없이 PF에 의존도가 높은 시행사들에 대해 은행권의 PF대출은 더욱 인색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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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송협 기자 (back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