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주식·채권 거래 급감, 변동성 불가피
[뉴스핌=김사헌 기자] "그리스 선거 결과? 호재 아니라 악재. 전망이 투명해지기 전엔 거래하기 싫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아예 위험시장의 거래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급격한 가격 변동성에는 거래량 실종이라는 배경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일부 채권시장은 작동을 멈췄다는 평가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위기가 심화되는 유럽에서는 채권거래가 크게 줄었다. 그리스 불확실성도 한 몫했다. 하지만 총선 결과 신민당이 승리했다는 소식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를 줄이기는 했어도 뚜렷한 전망까지는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불안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18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클레이스 수석 외환분석가 폴 로빈슨이 "그리스 신민당이 승리했다는 소식이 나왔는데, 최소한 며칠 동안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위험자산 쪽에 호재가 아니다"는 논평을 제출했다면서 이 같은 거래 실종 문제점에 대해 보도했다.
최근 그리스보다는 스페인이 조만간 구제금융을 요청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금융시장에 더 큰 부담이 된 것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기는 하다.
특히 시장참가자들은 거래가 줄어든 것은 스페인이나 그리스 등의 정치적 결과를 전 세계 금융시장의 '폭풍'으로 전환시킨다는 점에서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관이나 개인, 은행이나 투기세력들이 거래에 적극 참여하지 않을 경우 가격 변동성은 더욱 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유럽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컸던 것도 이 같은 거래 실종 사태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목요일 스페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6.952%까지 치솟았으나 그 다음날 6.923%로 떨어졌다. 화요일 6.304%까지 올라갔던 이탈리아 10년 국채 금리는 주말에 5.952%를 기록했다. 하지만 워낙 거래가 빈약하다보니 투자자들은 대부분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을 제대로 판단할 수조차 없었다고 한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시장의 매매 스프레드는 유동성이 높은 다른 유럽 국채시장에 비해 훨씬 높다. 지난주 화요일 스페인 국채 10년물 매매 스프레드는 일시 0.12%포인트에 달했다. 독일 국채 스프레드가 0.01%포인트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거래가 실종되면서 정부 재정조달 비용도 급격히 올라갔다. 이탈리아 1년물 국채 수익률은 4% 부근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미국 10년물 국채 조달비용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
헤지펀드나 대형 머니매니저 등은 모두 최근 정치적 혼란 속에서 올바른 투자 방향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관망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가급적이면 지금과 같은 판에서 위험 포지션을 구축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BMO캐피탈마켓의 수석국채거래 담당인 스코트 그레이엄은 "유럽에서 나오는 기사 헤드라인을 '테이프 밤(tape bombs)"이라고 부르는데, 고객들 일부는 이런 위험요소가 제거되고 유럽 전망이 투명해질 때까지 관망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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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