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유럽 위기와 '재정절벽', 레임덕과 양적완화 등 다양한 불확실 요소로 인해 하반기 투자전망도 안개가 자욱하다. 월가의 '레전드급' 투자자들도 격렬한 변동성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월가 '구루(Guru)'들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채무 위기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은행 도산과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중국 경기도 빠르게 둔화되는 데다 미국이 이른바 '재정절별(fiscal cliff)'에 직면하여 다시금 침체 위험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9일자 월가 유력 금융주간지 배런스(Barron's) 최신호는 반기 '라운드테이블' 조사 결과 10명의 월가 투자전략가들이 "하반기에 급격한 변동장세에 유의하라"는 경고를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구루들은 세계경제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고 보고, 미 연방준비제도의 제3차 양적완화(QE3)가 단행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미나 그 같은 정책이 발휘하는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함께 내놓았다.
주식 전문가들은 결국 사업 여건이 양호하고 현명한 경영진과 건전한 재무구조를 가진, 주가가 저렴한 종목을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견을 모았으며, 국채와 금, 현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더라도 마이너스 수익률이나 금리 급등과 같은 사태에도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줄라우프자산운용의 줄라우프 대표는 선진국들이 막대한 부채 부담에 짖눌리면서 앞으로 12개월 내에 금융시스템이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이글캐피탈의 메릴 위트머는 이렇게 시장이 두려워하는 시기가 항상 좋은 투자기회를 열어주곤 했다고 과거 사례를 들어 주장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에는 티로우프라이스의 회장 겸 수석투자담당 이사인 브라이언 로저스(Brian Rogers), 글룸, 붐 앤 둠 보고서의 편집자 마크 파버(Marc Faber), 하이테크스트래티지스트의 편집자 프레드 히키(Fred Hickey), 줄라우프자산운용의 대표인 펠릭스 줄라우프(Felix Zulauf), 이글캐피탈파트너스의 메릴 위트머(Meryl Witmer) 제너럴파트너, 갬코인베스터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 마리오 가벨리(Mario Gabelli), 핌코의 창업자 겸 공동수석투자담당 이사인 빌 그로스(Bill Gross), 골드만삭스의 선임투자전략가 겸 글로벌마켓연구소장인 애비 조지프 코언(Abby Joseph Cohen), 델파이매니지먼트의 창업주 겸 대표인 스코트 블랙(Scott Black) 그리고 O.S.S.캐피탈매니지먼트의 매니징파트너인 오스카 샤퍼(Oscar Schafer)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 줄라우프 "유로 붕괴, 중국 경착륙 우려"
줄라우프 대표는 주요국 정부나 중앙은행의 정책 여력이 소진되었다면서, 재정 면에서는 긴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조건인 데다 통화정책은 양적완화가 경제성장을 이끌지 못한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대규모 양적완화가 단행된다면 신용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신용시스템이 전반적으로 국제화에서 국가화로 전환될 것이며 자본통제와 급격한 금융시장의 통제가 이루어면서 심지어 일각에서는 상당기간 시스템이 폐쇄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사회주의적 마인드가 강한 유럽에 비해서는 미국이 상대적으로 최선의 결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천연가스와 셰일 개발로 에너지 자립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줄라우프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주식과 상품시장이 바닥을 칠 것이라면서, 이달 안에 유로존이 새로운 대응방안을 내놓으면 급격한 랠리가 전개될 수도 있지만 주기상의 약세장은 201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가급적이면 미국 달러화로 현금을 보유할 것이라면서, 미국 재무증권은 가을에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이익실현한 뒤에 중국 경제 약세를 예상하고 호주 3년물 국채 선물을 매입하는 전략을 예상했다.
또 금 시세가 온스당 15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지면 매수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비록 금 시세는 온스당 1300달러 선까지 더 하락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방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식 쪽에서는 신흥시장 상장지수펀드에 대한 '숏포지션(순매도)'을 구축할 것을 권고했다.
◆ 골드만삭스 코언 "유럽 경쟁력 회복엔 10~20년 소요"
골드만삭스의 코언 전략가는 다만 미국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로 시장이 무너지고 저렴한 주식이 많아졌다면서도, 왜 낮아진 주가가 앞으로는 좋은 성과를 낼 것인지 그 이유에 대해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계속 안전한 자산을 찾고 있는데, 미 국채에 투자할 경우 금리가 상승할 때 크게 손실을 볼 수 있으니 주의를 당부했다.
코언은 골드만의 분석가들이 유럽 사태에 대해 "장기적으로 '머들 스루(muddle through)'할 것이며 유럽연합(EU)를 지키려는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매우 취약한 나라가 떠나가더라도 EU가 붕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유럽 경제가 장기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 수 있으며,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최소한 10~20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재정절벽' 문제에 대해서는 골드만은 민주와 공화 양당이 어느 정도 '양보와 타협'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코언은 밝혔다.
그는 2013년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왕성한 성장률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경기 확장이 이어지고, 고용과 기업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P500 기업들은 순이익이 7%~13% 정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줄라우프 대표는 유로화 자체가 잘못 도입된 것이라면서, 올해 하반기에 유로가 붕괴되면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13년은 유로화 붕괴와 부동산 호황의 붕괴에 따른 중국 경기 약세가 주요 테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그로스 "양적완화 불가피, 美 경제 회복 10년 소요"
'채권왕' 빌 그로스는 미국 재무증권이 '고평가'되었다면서도, 당분간 고평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록 투자수익률은 낮겠지만, 개인 뿐 아니라 은행과 보험사 등이 모두 위험자산을 줄이려고 하기 때문에 그나마 재정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미국, 캐나다. 브라질 그리고 멕시코의 국채를 매수하는 것이 좋을 것이란 의견을 고수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예 없을 것이라고 본다면 미국 5년 및 10년 국채 금리는 더 낮아질 것이지만,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약속한 대로 물가를 2% 수준에서 유지시킨다면 물가연동재무증권(TIPS)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로스는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가 '필수적'이라고 표현했다. 부채 위기를 부채로 막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시간을 벌 수는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경제성장 만이 부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데, 당분간은 성장하지 못하고 최소한 경제가 자립하는데 10년은 소요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미국 부채 위기는 롬니가 당선되든 오바마가 재선하든 해결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미 대선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파버 "세계경제, 3~5년 정도 더 악화될 것"
'닥터둠'으로 불리는 마크 파버는 세계경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며, 중앙은행은 더 많은 화폐를 찍어 낼 것이지만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처럼 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40%~60%에 이르는 경제는 성장할 수 없고 적자만 누적될 것이라면서, 결국 경제는 민간경제가 성장해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버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지 재정적자 감축은 뒤로 가고 증세도 연기되는 식으로 타협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재정적자 문제의 해결은 당분간 요원할 것으로 봤다.
그는 S&P500 지수가 현재 수준에서 더 하락할 여지가 많다면서, 3년에서 5년 정도 장기 전망으로 매우 비관적이기 때문에 미국 국채를 매수하는 것이 안전하겠지만 그럴 경우 마이너스 투자수익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파버는 여전히 싱가포르 리츠(REITs) 관련주나 금 관련 주에 투자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 "美 증시 저렴해졌다… 강세장 개시될 수도"
메릴 위트머와 브라이언 로저스 그리고 스코트 블랙 등은 모두 미국 증시가 최근 급격한 매도 장세로 인해 상당히 저렴해졌으며, 하반기에 리스크 온-오프 장세가 더 전개되기는 하겠지만 결국 증시가 상승 마감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위기 상화에서도 가치가 높은 종목이나 투자처를 발굴하는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스카 샤퍼는 미국이 재정적자만 잡을 수 있다면 안전한 투자처가 되면서 저렴해진 주가에 따라 '강세장'이 전개되는 의외의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샤퍼는 미국 제조업이 다시 부상하고 있으며, 경제가 성장하면서 세수가 증가하면 재정적자가 줄어들고 분위기가 쇄신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갈수록 상황이 '반쯤 빈 컵이 아니라 반쯤 찬 컵'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마리오 가벨리는 미국 증시가 올해 5% 상승하거나 5% 하락하는 것 모두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당분간 디레버리징이 지속되어야 하고 경쟁력을 회복하는 일이 만만치 않지만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것이나 자동차시장이 선전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프레드 히키는 연준의 제3차 양적 완화가 단행된면서 증시가 급격한 랠리를 보일 수 있지만, 랠리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이 위험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경제가 정부와 중앙은행의 개입과 조작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투자는 경제적 이유에서가 아니라 당국이 다음에 무얼 또 지원할 것인가에 근거해서 투자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중앙은행이 계속 화폐를 더 찍어낼 것이라는 점에서 그는 금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 될 것이란 입장을 고수했다. 연준이 QE3를 시사하게 된다면 금 시세는 다시 온스당 2000달러 선을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히키는 예상했다.
한편, 히키는 2000년 이후 약세장을 지속하는 IT업종이 올해 안으로 바닥을 지날 것이란 전망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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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