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위안화에 대한 평가에서 기조 변화를 드러냈다. 그 동안 위안화 가치가 '대폭(significantly)' 저평가되었다던 입장에서 이제는 '약간(moderately)' 저평가된 수준이라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미국은 더이상 중국에게 강력한 평가절상 압력을 가하기 힘들게 됐다.
지난 9일 데이비드 립튼 IMF 부총재는 중국 경제에 대한 연례 평가를 마친 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든 데다 위안화가 그 동안 크게 평가절상된 만큼 "위안화 저평가 정도가 줄어들었다"면서 IMF는 공식적으로 위안화에 대한 견해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립튼 부총재는 "이제는 중국 '런민삐(人民幣, 중국 화폐 공식 명칭)'가 주요 통화바스켓 대비로 약간 저평가되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약간' 저평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특정하지 않았다.
IMF는 이번에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의 성과에 대해 전반적으로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만큼, 세게경기 둔화에 따라 타격을 입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은 고수했다.
립튼 부총재에 따르면 이번에 IMF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의 8.2%에서 8.0%로 하향조정했다.
성장률이 빠르게 둔화되면서 그 동안 정책적인 부담요인이던 물가 압력도 줄어들면서 통화정책 상의 완화정책이나 경기부양책 운용 면에서 숨통을 틔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0%를 기록, 4월의 3.4%에 비해서 둔화되어 근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중국 런민은행(PBoC)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전격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번에 변화된 IMF의 입장을 담은 연례 보고서는 다음 달 제출될 예정이다.

IMF는 지난해 평가 시점에도 중국 '런민삐'는 "큰 폭으로 저평가되어 있다"면서, 평가 방법에 따라 약 3%부터 최대 23%까지 저평가된 상태라는 식으로 설명한 바 있다. IMF는 최소한 지난 2007년부터 중국 화폐 가치가 "현저하게" 혹은 "큰 폭으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평가해왔다.
이번에 립튼 IMF부총재는 위안화가 당분간 절상 추세는 지속할 것으로 본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점차 내수 비중을 높여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은 유럽 위기에다 미국 경기 회복세 약화 등으로 수출 증가률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IMF는 중국의 내수 중심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라는 압력을 넣지는 못하고 있다.
올들어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로 거의 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크게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IMF의 입장과는 무관하게 중국 위안화에 대한 평가를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선을 앞둔 정치일정 때문에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중국 때리기에 열심인 만큼, 정치적인 부담을 크게 안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5월 외환보고서에서도 중국 위안화가 "현저하게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는 "대폭 저평가됐다"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가"라는 평가를 내리기를 거부해왔다. 미국 수출업체들이나 공화당의 미트 롬니 대선 후보는 그 동안 계속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여 강력한 관세를 부과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번 IMF의 이번 입장 변화는 오바마 행정부가 앞으로는 다른 나라에게 중국에 대해 평가절상을 밀어부치라고 요구하기가 힘들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원자바오 중국 총리를 비롯한 중국 정부 요인들은 그 동안 위안화 가치가 거의 "균형 수준"에 도달하고 있으며, 평가절상은 이제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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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