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세계은행(Word Bank)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6일(미국 현지시각)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이 세계은행(World Bank)의 차기 총재로 최종 확정되자, 주요 외신들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논평과 함께 "미국의 독주 체제가 약 70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어 사상 처음 경선이 도입된 만큼, 앞으로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는 점도 전했다.
김용 차기 세계은행 총재는 오는 6월 임기가 종료되는 로버트 졸릭 총재의 뒤를 이어 7월부터 5년간 세계은행을 이끌게 된다.
한국계인 김용 총재에게는 1944년 은행 설립 이후 최초의 아시아계 총재라는 꼬리표가 붙어를 붙어 있지만, 그가 미국인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 아시아계 총재, 사상 처음 경선 통해 선출
이번 세계은행 총재 선출에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후보들이 3주간 경합을 벌였다.
응고지 온코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안토니오 오캄포 전 콜롬비아 재무장관이 도전했지만, 미국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했다. 이웨왈라와 오캄포 후보는 "경선이 후보의 능력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미국은 여전히 미국계 총재를 세우면서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총재가 선출된 것"이라는 명분을 얻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관련소식통을 인용, 온코조-이웨알라 후보가 총 25명의 세계은행 이사 중에서 7명의 지지를 받아 1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쪽 이사들 전부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스위스가 미국의 컨센서스 동참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지지했다. 오캄포는 지난주 금요일 후보를 사퇴하면서 온코조=이웨알라로 지지를 당부했다.
그 동안 미국은 세계총재직을 독점하는 대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직은 유럽에 양보해왔다. 일종의 나눠먹기식 자리차지가 반세기 이상 이어져 온 셈이다. 미국과 유럽이 이들 기구에서 차지하는 지분이 워낙 크다보니 이번 세계은행 총재직 경선도 미국이 지명한 김용 총장을 뛰어넘을 수 있는 다른 나라 인사는 없었다.
물론 김 차기 총재는 이번 경선에서 일본과 캐나다, 멕시코, 러시아, 인도 그리고 중국으로부터의 지지도 획득했다. 그러나 첫 경선에서 선출과정이 서방 경제에 유리하게 되어 있는 것은 물론 후보의 자질보다는 국적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 경선 불구, 정치적 선출 한계 노정
세계은행 간부 출신인 시몬 이베네트 스위스 갈렌대 교수는 "미국이 크리스틴 라가드르 총재를 지지한 이상 유럽도 김용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므로, 그가 차기 세계은행 총재가 되는 것은 거의 필연이었다"면서 "이것을 경선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세계은행 간부 출신이면서 현재 워싱턴 씽크탱크인 센터포글로벌디벨로프먼트(Center for Global Development)의 소장인 낸시 버솔도 "김 차기 총재는 일단 그가 어떻게 선출되었는지 분명치 않다는 점과 결국 미국이 원해서 선출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 핸디캡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버솔 소장은 이번에 경선을 치른 것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햇다. 무엇보다 신흥시장 국가들이 더 많은 영향력과 목소리를 내도록 길을 열었다는 것이다.
온코조-이웨왈라 역시 "아프리카도 세계은행 총재를 배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경선은 달라질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크게 승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안 핌코(PIMCO)의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김용 차기 총재는 임기 첫 100일 동안 차기 경선이 보다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또한 후보의 능력에 기초해 선출될 수 있도록 기구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가을 일본에서 개최되는 총회에서는 세계은행 뿐 아니라 IMF 역시 기구개혁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김 총재의 지도력이 돋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기구개혁과 비전이 김 차기 총재의 우선 과제

김용 차기 세계은행 총재는 여러 나라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을 만난 결과 지지를 받았다면서, 자신이 세계은행을 맡으면 매우 강력한 컨센서스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나처럼 평생을 인간의 건강에 몸바친 사람이야말로, 인간이 경제성장의 주체라는 점에서, 개발 전문가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김 차기 총재는 이날 외신들과 인터뷰를 통해 "그 동안 많은 나라를 다녀보니 민간부문의 성장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더라"며 일자리 창출을 제1의 정책 우선순위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은행의 임무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기후변화에서부터 금융규제 등 전 세계의 경제 우려요인에 개입하고 또한 전쟁이나 자연재해에 타격을 입은 가난한 국가들에 대한 직접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신흥시장의 강대국인 중국과 인도 등이 세계은행의 주된 수혜자가 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이다.
전 세계은행 간부 출신이면서 현재 국제평화를 위한 카네기기부재단을 맡고 있는 우리 다부시는 "과거와 같은 낡은 모델에서 벗어나 다양한 전 세계 경제 이슈에 정통한 일종의 '지식은행'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역대 세계은행 총재
Eugene Meyer (June 1946 – December 1946)
John J. McCloy (March 1947 – June 1949)
Eugene R. Black, Sr. (1949–1963)
George D. Woods (January 1963 – March 1968)
Robert McNamara (April 1968 – June 1981)
Alden W. Clausen (July 1981 – June 1986)
Barber Conable (July 1986 – August 1991)
Lewis T. Preston (September 1991 – May 1995)
James Wolfensohn (May 1995 – 30 June 2005)
Paul Wolfowitz (1 July 2005 – 30 June 2007)
Robert Zoellick (1 July 2007–30 June 2012)
Jim Yong Kim (1 July 2012)
◆ 역대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Justin Yifu LinHollis B. Chenery (1972–1982)
Anne Osborn Krueger (1982–1986)
Stanley Fischer (1988–1990)
Lawrence Summers (1991–1993)
Michael Bruno (1993–1996)
Joseph E. Stiglitz (1997–2000)
Nicholas Stern (2000–2003)
François Bourguignon (2003–2007)
Justin Yifu Lin (June 2008– )
☞ 김용(Jim Yong Kim) 차기 세계은행 총재는
한국계 미국인 의사로 현재 다트머스 대학교의 제17대 총장이다.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5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했다. 무스카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2년 브라운대학을 거쳐 하버드대학에서 의학 및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담당국장을 역임했다. 하버드 의대 국제보건, 사회의학과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중남미 등지에서 결핵 퇴치를 위한 의료구호활동을 벌여왔다.
소아과 의사인 임윤숙과 결혼한 그는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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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