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불어온 한류(韓流) 바람이 금융권까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 쏟아지는 러브콜은 이미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외환외기를 통해 얻은 경험과 글로벌 탑티어로 거듭난 국내 기업, IT인프라, 그리고 우수한 인재는 국내 금융시장의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창간 9주년을 맞아 국내 증시 및 금융투자업계에 불고있는 한류현상을 점검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뉴스핌=정지서 기자] " 한국이야말로 선진국과 개도국의 틈새시장입니다. 외환위기라는 아픔으로 한차례 성숙기를 거친 다음 꾸준한 경제 성장과 금융 인프라를 바탕으로 개도국들의 희망이 되고 있는 셈이죠"
한 거래소 관계자는 우리나라야 말로 아시아 신흥경제국에 금융시스템과 관련기술을 함께 전수해 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은행권을 비롯해 증권사, 운용사, 보험사들이 지속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것도 한국의 금융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동남아시아, "한국을 배워라"
최근 인도네시아 주요 금융기관 직원들은 우리나라 금융기법을 벤치마킹 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뱅크센터크레딧(BCC)은행 직원들 역시 지난해 국내에서 두달여 간의 연수를 받은 바 있다.
또한 과거 신용보증기금이 국내 신용보증제도에 대한 해외 연수단 초청 프로그램을 실시함은 물론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인도 봄베이 거래소 직원 등을 대상으로 부실채권 정리기법 등에 대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처럼 해외 연수단이 국내 금융기관을 방문하는 일은 부지기수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금융 인프라를 배우고 싶어하는 곳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금융인프라를 배우고자 하는 움직임은 증권업계에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홈트레이딩(HTS)을 바탕으로 한 온라인 브로커리지 알리기에 나섰다.
키움증권이 수출한 HTS 'HERO'는 국내 주식시장점유율 1위를 이끈 HTS '영웅문'의 기술력과 현지 투자환경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개발한 야심작이다. 투자자에게 최적화된 인터페이스 구성은 물론, 차트기능과 주문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인도네시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HTS도 금융 수출품이 될 수 있음을 키움증권이 보여준 셈"이라며 "인도네시아 증시의 성장과 함께 국내 기술력 및 인프라가 향후 다른 동남아시아 진출에 있어서도 귀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진출한 한국거래소의 일례 역시 한국형 증권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거래소 관계자는 "IT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금융 인프라에 대해 부러워하는 시선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실제로 라오스와 캄보디아 같은 성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었지만 향후 성장성을 고려한다면 이같은 투자는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신흥국의 딜레마, 한국이 적임자
금융시장이 발달하지 못한 아시아 신흥국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세계화에 발맞춰 자국의 금융시장을 선진화시키는 동시에 국내 금융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시장을 완전히 개방해 선진국의 시스템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자국의 시스템을 고집할 수도 없는 것이 신흥국의 딜레마인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금융시스템을 점진적으로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부작용은 물론 이를 극복하는 방법까지 잘 알고 있다"며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우리나라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금융인프라의 수출은 우리금융기관의 해외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은 물론 국내 금융산업의 연계성이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에도 긍정적이다.
한 증권사 고위임원은 "증시설립 사업의 경우 증권 관련 법령이나 결제시스템 등이 모두 한국식으로 구성돼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이 한층 용이해진다"며 "또한 IT 시스템의 설치를 위해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해외에 진출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과도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증권거래 및 청산결제시스템이 이식되면 현지 기업의 한국 증시상장과 한국기업의 현지상장 등 교차상장이 훨씬 수월해진다. 신흥국의 금융 하부구조의 선점을 통해 금융허브국을 향한 꿈도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 2005년 6월 대통령 주재 금융허브 회의에서 '금융인프라의 해외진출 지원'을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한 이래 꾸준히 금융업계 해외산업 진출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의 베트남 방문처럼 업계에 도움이 될 수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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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