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였던 그리스가 무질서한 디폴트 위기를 넘겼지만 시장 지표는 여전히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급속하게 포르투갈로 옮겨가는 가운데 부채위기 전염에 대한 공포는 오히려 고조되는 양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방출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반면 포르투갈 국채 수익률은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8일 ECB가 장기 저리 대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50bp 이상 떨어졌고, 스페인 10년물 수익률 역시 80%가량 하락했다.
반면 포르투갈의 10년물 수익률은 오름세를 지속, 지난 1월말 18.2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최근까지 14%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무엇보다 2년물 수익률이 10%를 상회, 최근 1년 사이 두 배 상승했다.
스미스 앤 윌리엄슨의 로빈 마샬 채권 디렉터는 “그리스와 포르투갈을 중심으로 한 주변국의 디폴트 위기는 여전하다”며 “때문에 민간 투자자들의 주변국 국채 매입을 기대하기 더욱 어렵고, ECB 유동성의 약발이 떨어지면 또 한 차례 신용 경색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존 레이스 채권 전략가 역시 “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와 투기세력의 움직임으로 인해 주변국 국채시장이 안정을 찾는 듯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점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채무조정을 위해 그리스 정부가 교환한 신규 국채가 12일(현지시간) 공식 거래를 개시한 가운데 대폭 할인된 가격에 거래됐다. 20일 디폴트 위기를 모면했지만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비관적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단면이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신규 국채는 액면가의 22~26%에 거래됐다. 이는 일반적으로 디폴트 리스크가 극도로 높은 정크본드에 적용되는 할인율이라는 것이 투자가들의 얘기다.
뿐만 아니라 만기 11~30년 국채 가운데 단기물 수익률이 19% 선에서 움직인 반면 204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4%에 거래됐다. 이 같은 장단기 수익률 역전은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 합의안을 이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와 함께 추가적인 채무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라보뱅크는 “국채 교환이 이뤄졌지만 그리스 부채 문제는 여전히 한계상황이며, 2020년까지 부채 비율을 GDP의 120%까지 낮춘다는 계획의 현실성이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