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을 받는 데 필수 요건인 민간 채권단의 국채 스왑 동의를 이끌어내면서 눈앞의 고비를 넘겼다. 적어도 오는 20일 무질서한 디폴트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짧은 안도감을 뒤로하고 다시 긴장감이 번지는 모습이다. 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몰릴 것이라는 불안감과 나머지 주변국의 부채 처리를 둘러싼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스 정부가 채무조정을 위해 교환할 새로운 국채는 9일(현지시간) 액면가 대비 30%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됐다. BNP 파리바에 따르면 2023년 만기 국채는 26센트에 발행됐고, 발행 금리는 19.42%를 기록했다.
이는 포르투갈 2023년 만기 국채 수익률인 14%보다 높은 것으로, 부채 위기가 여전하다는 시장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도이체방크의 모히트 쿠마르 유럽 채권 전략 헤드는 “그리스의 국채 스왑이 커다란 진전이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부채위기 상황을 모면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 사이에 그리스가 2015~2020년 사이 3차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번졌다. 이미 5년 연속 극심한 경기 침체에 빠진 그리스가 강도 높은 긴축안으로 인해 향후 수년간 침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추가 구제금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디파인의 소니 카푸르 매니징 디렉터는 “그리스는 물론이고 유로존 전역에 걸쳐 성장 계획이 부재하다”며 “그리스가 2020년까지 부채 비율을 GDP의 120% 이내로 떨어뜨린다는 계획은 현실성이 없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그리스가 유럽중앙은행(ECB)와 EU 주요 국가 등이 보유한 채무에 대해서도 채무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간 채권단의 50% 이상 손실 부담에 따라 대부분의 부채가 EU 공공 부문에 넘어가게 되고, 침체가 지속되는 만큼 공공 부채에 대한 탕감도 결국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카푸르는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를 낮추는 등 공공 부채의 채무조정이 다음 수순이 될 것”이라며 “다만 헤어컷(자발적 손실 부담)이 필요할 것인지 여부를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