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SK그룹이 계열사 코원에너지서비스(옛 대한도시가스) 지분을 100% 인수하고 상장폐지할 것이란 관측에 증권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대주주 SK E&S가 최근 5개월 사이 기존 50% 지분에서 무려 80%까지 늘려 나가고 있어 자진 상장폐지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원에너지의 지분구조는 SK E&S가 지분 82.19%(797만2288주)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여기에 코원에너지가 자사주 0.06%(5354주)를 보유해 SK그룹측 지분율이 82.24%까지 올라와 있다.
코원에너지의 전체 유통된 주식수가 970만주인 것을 감안하면 SK그룹측의 지분율은 상당히 높은 수치다. 즉 시장에 거래될 수 있는 주식은 SK그룹측 물량을 뺀 단 17% 가량인 100만주인 셈이다.
SK E&S가 처음부터 코원에너지의 지분을 대량으로 확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무려 30%인 300만주 가까이 매수했다. 여기에 손쉽게 2011년 11월15일 SK측 주요임원 3명이 잇따라 퇴임하면서 이들이 갖고 있던 주식 맞교환을 통해 지분을 차곡차곡 늘려 나갔다.
시장 전문가들은 SK그룹측의 코원에너지의 '묻지마식 지분 확보'에 상장폐지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코원에너지는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도 않지만 오히려 상장사란 이유로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자산의 규모가 타상장사 대비 규모 커 일반적으로 노출하지 않으려고 상장폐지를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즉 각종 규제와 공시의무가 많아 상장회사로서의 큰 짐을 덜 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분율 80% 이상 확보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는 게 그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상 최대주주 등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 총수가 발행주식의 8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1년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상장폐지된다.
한국거래소 상장제도팀 관계자는 "해당기업이 자진폐지를 원할 경우에는 공개매수와 주식매수청구권을 이용하면 된다"면서 "소액주주 지분율 20%미만, 소액주주가 300명 이하일 경우, 거래 주식수가 100만주 이하면 상장폐지 조건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원에너지는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의 대규모의 토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토지는 2011년 4월 899억8400만원의 자산평가를 받은바 있다. 한달이 지난 같은해 5월에는 같은 토지가 1424억9200만원이 늘어난 2324억7700만원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올해 초 3만원에 맴돌던 주가가 지난 2월에 3만3000원의 오르며 공개 매수를 통한 자진 상장폐지 조건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치솟은 주가를 2만원대로 기다려 보지 않겠나"고 전했다.
코원에너지의 장내 거래규모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일 평균 1만~2만주만 거래되고 있을 정도다. 이미 시장에서 상장폐지와 관련 일파만파 소문난 것으로 알려져 주가의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SK E&S 홍보 관계자는 코원에너지 상장페지와 관련 검토한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상세한 설명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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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