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입주가 시작된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청라국제도시와 영종하늘도시에서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입주를 포기하는 대신 2000만~5000만원까지 웃돈을 주고 매도하는 이른바 '웃돈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상식적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이 해괴한 '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들 지역에서 만연한 듯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는데 주변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 몰려드는 투자수요들로 인해 지역 부동산중개업소는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웃돈(프리미엄)을 기대하며 계약에 나섰던 입주예정자들이 오히려 거액의 웃돈을 얹어주고 매물을 내놓는 데는 당초 경제자유구역이라는 높은 매리트와 더불어 이자후불제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인해 투자했다가 시세하락에 따른 부담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웃돈까지 얹어주며 입주를 포기하고 나선 수요자들은 대다수 무주택 서민들로 이자후불제를 통해 덜컥 분양에 나섰지만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집값 하락과 한꺼번에 납부해야할 중도금 및 잔금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입주를 포기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2009년부터 4000여가구를 공급하며 대단지 아파트를 조성한 청라지구의 경우 분양 당시만 하더라도 '청라시티타워' 개발을 비롯해 국제금융단지, 국제업무타운, 여기에 인천지하철 7호선 연장선을 개발호재로 내세워 수요자들을 현혹했지만 실제 약속했던 사업은 지지부진하거나 백지화된 상태다.
청라지구와 마찬가지로 인근 영종하늘도시 역시 영종 브로드웨이, 밀라노디자인시티라는 글로벌 도시로써의 명분에 맞는 럭셔리한 개발사업을 내세웠지만 이 역시 사업이 아예 무산되면서 기반시설이 취약한 이들지역 아파트 단지는 입주시기에도 불구하고 불꺼진 아파트가 늘어만 가고 있다.
웃돈을 주며 입주를 포기하고 나선 입주예정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009년 6월 분양당시 22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수요자들의 입맛을 자극하면서 전국의 떳다방이 벌떼처럼 몰여들 만큼 최대 투자처로 각광받았던 청라지구가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수요자들을 자극했던 개발이 백지화된데 따른 배신감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청라지구 내 입주 예정자 최모(46세)씨는 "분양 당시 납부한 계약금 10%, 확장비 등을 포기하고 여기에 중도금 이자 웃돈 3000만원을 매수자에게 얹어 줘야만 매물이 팔린다"며"이같은 웃돈 매물은 청라지구 내 중개업소에만 수두룩 하다"고 토로했다.
동남아의 허브를 표방하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개발된 청라지구, 영종지구가 이처럼 깡통 도시로 전락하면서 개발 호재를 기대하며 분양에 나섰던 수요자들이 손절매를 감내하며 매물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정작 시행 주체인 LH와 공급에 나섰던 건설사들은 일련의 문제점에 대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분양 당시 프리미엄을 보장하며 공급에 나섰던 건설업체들은 상황이 180도 뒤바뀌면서 모든 책임을 시행주체인 LH에게 떠넘겼고 LH역시 지지부진한 개발과 백지화된 기반시설 등 교통확충에 대해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건설업체들의 무책임한 마케팅에 따른 폐해라고 떠넘기고 있다.
갯벌 가득했던 초라한 섬을 대상으로 국민의 혈세를 쏟아내며 간척한 인천 경제자유구역,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동남아의 허브, 글로벌 비즈니스 시티를 강조하며 개발된 송도, 청라, 영종 등 신도시가 과거 거창한 슬로건과 청사진에 불과한 상흔만이 남아있는 도시임은 누가 봐도 명백한 사실이다.
국내 부동산시장이 활황기를 보였던 2003년 당시 안상수 前 인천시장은 바다를 간척해 개발한 송도, 청라, 영종 등을 동북아 제일의 관문, 허브 도시라는 화려한 청사진을 펼치며 막대한 시 예산을 쏟아냈다.
자신의 업적(業績)과 치적(治績)을 위해 과욕(過慾)과 만용(蠻勇)만을 내세우면서도 정작 시장의 변수 등은 외면시 했던 지자체장의 빗나간 예측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10년을 앞두고 있는 현재 50%를 밑도는 개발 진척도, 여기에 공급만 하면 미분양이 속출하는 기형적 도시로 전락시키는데 일조한 셈이다.
국제도시로써의 새로운 시대를 개막하며 개발호재에 따른 높은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나섰던 인천경제자유구역, 현재 이들 도시의 아파트값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지만 정작 이에따른 책임자는 아무도 없다.
중국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당시 한비자(韓非子)는 "주살로 새를 잡아 맞으면 횡재(橫材)를 하듯 만일의 요행(僥倖)을 바라고 무책임안 언행(言行)으로 남을 현혹한다"는 뜻의 '증작지설(矰繳之說)을 강조했다.
2000여년이 지난 현재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서민들의 마음을 설득하고 나섰지만 결과에 따른 책임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오로지 시장경제 불황과 책임만을 전가하는 기관과 업체들의 만연된 실태에 대한 옛 성현의경고가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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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송협 기자 (back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