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이에라 기자] "ECM(Equity Capital Market 주식자본시장)과 DCM(Debt Capital Market 채권자본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겠다."
국내 최고의 증권사로 자타가 공인하는 대우증권이 지난해 굵직한 딜에서 대표주관사를 맡지 못하고 외국계와 경쟁 증권사 등에게 밀렸다. 이에 단단히 벼르고 있다.
◆ 시니어뱅커그룹으로 대그룹 영업력 강화
대우증권 IB가 먼저 뽑아든 칼은 조직개편이다. 시니어 뱅커 그룹(Senior Banker Group)을 IB사업부장 직속으로 신설하고, 기존 2개 커버리지 본부를 1개로, 8개 인더스트리별 RM조직을 4개로 각각 통폐합했다.

정태영 대우증권 IB사업부장(전무)은 "대형 딜의 70~80%가 대그룹의 지주회사, 계열사에서 나오지만 기존 인더스트리별 조직으로 그룹사에 대처하는 게 한계가 있었다"며 대기업 대상 영업력 제고가 조직개편의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시니어 뱅커 그룹은 3~4년차 부장부터 상무, 전무 등 조직의 리더급 10명으로 구성된다. 그동안 관리업무에 높은 비중을 두던 이들이 직접 영업현장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이들은 규모에 따라 1개 또는 2~3개씩 그룹사를 집중 담당하며, 네트워크의 중심에 선다.
정태영 전무는 "대그룹의 중요한 딜은 의사결정 라인이 복잡하고, 대주주 지분율 변화 등 고려할 사안이 많다"며 "이 때문에 지주회사는 물론 기획, 자금, IR 등 여러 파트와 유기적으로 접촉해야하고, 계열사간 관계 등에 대해서도 파악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뱅커 그룹이 그룹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대 심화하고, 인더스트리별 RM조직을 함께 가동됨으로써 매트릭스 체제을 완성하겠다는 것.
조직개편의 또다른 이유는 현장 중심으로의 변화다. IB영업에서 경험과 실력을 키워온 베테랑들이 내부 조직관리에 쏟는 시간을 줄이고 밖에서 고객을 만나는 구조를 바꾼다는 얘기다.
이같은 조직개편의 효과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회사채 인수 부문에서 대우증권이 25%의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주식부문에서는 대우증권은 2000억원 규모의 휴비스 IPO를 성공시켰다. 휴비스는 공모주 청약까지 마치고 오는 23일 상장할 예정이다.
정 전무는 "휴비스는 SK케미칼과 삼양사가 지분을 절반씩 갖고있어 두 기업을 동시에 접촉하고 그룹 담당자들이 지원해서 성사시킨 건"이라고 말했다.
휴비스 공모에서 대우증권 IB는 또하나의 성과도 만들어냈다. 업계 최초로 '청약 수수료(brokerage fee)' 제도를 도입, 해외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청약금액의 1%(약 7억원)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받았다. 수수료 경쟁으로 레드오션이 되고 있는 국내 IPO업계에 새로운 수익원 창출 사례로 기록됐다.
◆ "외국계 영역에서 한뼘이라도 진보"
국내 증권사 IB들이 풀어야할 숙제 중 하나는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메가딜을 외국계 IB들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최근 하이마트, 웅진코웨이 등 매각 주관사도 모두 외국계가 맡아 역차별 논란이 일기도했다.
정 전무는 "국내 IB들도 외국사에서 우수 인력을 스카웃하고, 그동안 여러 딜을 통해 트렉레코드도 쌓았다"며 "해외 네트워크에서 차이가 존재하지만 맡겨준다면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대우증권은 열위에 있는 해외 네트워크를 국내에 아직 진출하지 않은 해외 투자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넓혀나가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특히 확대하고 있는 홍콩법인을 활용해 IB의 글로벌화를 이뤄나갈 계획이다.
그는 "외국사들의 영역에서 한뼘이라도 진보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소규모 M&A나 재무구조 개선 관련 딜을 꾸준히 수행하고, 해외에서도 단독으로 딜을 성사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문형민 이에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