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공공기관과 기업 등 M&A 담당자들이 실패에 대한 책임을 두려워해 실제 경쟁력과 상관없이 M&A 자문을 글로벌 IB에 몰아주고 있습니다."
박성원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부본부장(상무)는 최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M&A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법과 제도 제도 정비와 동반돼야 할 것이 국내 IB에 대한 인식전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IB에 대한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인식전환이 절실한 실정"이라며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퍼블릭 딜에 국내 IB를 적극 참여시켜 트랙레코드(실적)를 쌓도록 배려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KB투자증권은 현재 트랙레코드가 부족한 탓에 타증권사 대비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에서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신주인수부사채(BW) 발행과 기업공개 인수 1건이 유일한 ECM 실적이었다.
박 상무는 내년에는 ECM부문에서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M&A, IPO 등 ECM 부문은 다소 열위에 있지만 2009년부터 준비된 25건 계약을 내년에 성사해 종합증권사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자본시장(DCM)부문에서의 주관 실적은 월등이 높다.
최근 KB투자증권 IB본부는 DCM부문에서 구조화금융에 강점을 보였던 한누리증권 시절의 명맥은 잘 이어가고 있다. 2~3년 전부터 리그테이블 DCM부문 2위에서 전략적으로 뛰어들어 현재 블룸버그 기준 업계 1위에 올라서며 '채권 강자'의 저력을 보였다.
내년에도 연간 실적 업계 1위를 수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워놓은 상태다. 지난 11월30일 기준 리그테이블 실적도 우리투자증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해 이같은 목표가 가시화되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시장점유율에서 2위를 차지한 우리투자증권의 10.4%를 뛰어넘는 13.2%를 기록했다. 금액에서도 8조5274억원으로 우리투자증권의 6조7168억원 보다 우위를 점했다.

박 상무는 "특히 DCM 부문은 일본시장에서 가시적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 9월 일본에서 국내 공기업으로는 최초로 한국가스공사의 쇼군본드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총 2억달러 규모로 만기는 5년이다. 쇼군본드는 일본 채권시장에서 비거주자가 엔화 이외의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당시 글로벌 재정위기에 해외에서 발행되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본드의 가산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발행을 할 수 있도록 한데 한국가스공사도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박 상무는 "일본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 우량 기업에 대한 인식은 좋다"며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본드를 발행할 때 보다 금리 측면에서 더 유리하게 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가스공사의 발행 성공을 계기로 공기업을 포함한 국내 대기업 2∼3곳과쇼군본드 발행을 통한 달러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다만 최근 유럽발 위기에 시장이 좋지 않아 내년 조선업, 해운업, 건설업 등의 업종이 살아야 하는데 업황자체가 안좋아 걱정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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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