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측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자체를 반대하던 데서 한걸음 물러나 하나금융을 인수주체로 인정했고, 하나금융측은 노조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해줬다. 모두가 한국의 금융산업 발전이란 큰 틀의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남아있는 쟁점은 여전히 있다. 매트릭스 체제를 외환은행에 적용하느냐 여부가 그렇고 현재 착수한 하나-외환은행 시너지추진단으로 알려진 '미래기획추진단'의 활동 여부에 대해서도 불씨는 남아있다.
일단 양측은 최근 업무에 착수한 '미래기획추진단(단장 김인환)'에 대해 당분간 업무를 잠정 중단키로 했다. 이름 역시 '시너지추진단(가칭)'이 아닌 '미래기획추진단'으로 최근 공식 확정했다. 결국 하나 외환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서로를 자극하기 보단 각자 독립적으로 경쟁하는 방법을 택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만 외환은행 인사 및 점포망 조정 과정 등에서 어느정도의 이견은 불가피할 것으로 양측은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다.
어쨌든 금융권에선 최소 5년동안 독립경영이란 양자간 합의를 낸데 이번 타결의 의미를 둔다. 사실 이번같은 파격적인 합의는 전례가 없다. 지난 2003년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합병했을 당시에도 3년간의 행명 유지와 100% 고용보장이었다. 때문에 5년간 행명 유지와 독립경영 유지라는 합의를 이끌어낸 이번 하나-외환 합의에 당사자들 뿐 아니라 금융권에서도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역시 "외환은행이 독립법인으로 존속하고 확실한 독립경영 보장을 통해 영업을 확대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김승유 회장과 윤용로 행장, 김석동 금융위원장 등 당국에도 감사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금융권 한 관계자도 "사실 개인적으로 파업까지 가지않겠냐는 생각이 있었는데 하나금융측이 대국적인 양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다른 은행권 노조 관계자는 "단체협약에 준하는 법적 구속력을 갖기는 하지만 이같은 합의사항이 끝까지 이행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과거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합병할 당시 고용보장 등에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졌지만 알짜점포를 매각한데 이어 실적관리 등을 통해 직원들 상당수가 퇴사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례를 볼때 양자가 합의한 사항들은 잘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이번 사안은 금융권뿐 아니라 정치, 시민단체쪽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극적타결에 따라 출근을 저지당했던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최근 윤 행장은 기자와 만나 "외환은행 직원들이 지쳐있는 점을 가장 크게 신경쓰고 있다. 1년 4개월이라는 금융권 최장기간 투쟁을 하면서 지쳐있는데 이를 회복하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깁스 풀어도 회복시간이 필요한데 직원들이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시간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외환은행 임직원에 대한 포용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하나금융과의 합의안을 노조 대의원들에게 공식 발표하고서 직원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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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