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경은 기자] 지상파 3사와 케이블TV(이하 SO)가 재송신 중단 28시간 만에 협상을 타결하며 방송 송출을 재개했다. 일단 행정력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왔던 방통위와 잠재적 가해자인 지상파, 표면적 가해자인 SO, 피해자 시청자 모두가 반기는 모습이다.
하지만 수년 째 이어져 온 지상파-SO 간 다툼을 종결지었다고 판단할 정도는 아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19일 진행될 전체회의에 지상파 재송신 제도 개선안을 상정하며 개선작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가시화된 결과물은 없다.
지난해 11월에도 협상 타결로 디지털 고화질(HD) 지상파 방송 송출이 중단 일주일만에 재개됐지만 15번이나 협상테이블에 앉고도 결국 원점으로 돌아간 전례도 있다. 때문에 이번 협상은 아슬아슬하기 짝이 없다.
사실 방통위의 약속대로라면 제도개선안은 지난해 진작 마무리됐어야 한다. 2010년도 하반기에 제도개선을 위해 전담반 운영하고 2011년 상반기에 공청회를 열며 연내에 마무리짓겠다던 약속은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타결을 두고 '극적'이라고 표현한 SO 측의 어휘에서 그들의 제도개선 의지가 얼마나 완강했는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재송신 중단을 발표할 당시 SO 측은 영업정지 처분을 감수하고라도 계속 미뤄지는 재송신 관련 제도개선을 약속받겠다는 목적을 달성해야 송신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방통위는 영업정지, 과징금 및 과태료로 위협하며 팔 비틀어 타결을 보려다가, SO 측이 이에도 아랑곳하지 않자 당근을 들고 달래는데 합의한 듯 하다.
물론 제도미비 탓만 하는 것은 아니다. 본분에 충실하지 못하고 시청자를 볼모로 시청권을 박탈한 SO와 협상에 미온적으로 대응한 지상파도 잘못은 있다.
타결을 축하한다는 기자의 말에 케이블협회 관계자는 "1년짜리 합의만 해놓은 건데요. 연말가서 내년도 댓가협상을 또 해야 할텐데 매년 이런식으로 가서는 안돼요. 정말이지 쉽지 않은 여정입니다"라고 말한다. 근본 치료가 아닌 응급수술인 만큼 현행 제도에서는 언제든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가 중요하다. 어제의 타결이 시발점이 될지 미봉책이었을 뿐이었다는 비판이 몰아칠지는 앞으로에 달려있다. 올해 안에 제도개선안이 국회로 가지 못한다면 이들은 연말 다툼은 이미 또 한차례 예고돼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오늘 아침 택시 운전기사가 한 말이 불현듯 떠오른다.
"저는 20년째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데 차가 밀려 바퀴가 온전히 굴러가지 않고 멈춰서 있으면 리터요금 올라가는 것 때문에 조마조마하고 불안해요. 남들은 돈 더 받아 좋은것 아니냐고 하는데 돈 몇푼에 고객을 목적지까지 빨리 이동시켜야 하는 업의 본질에 소홀해서야 되겠습니까."
지상파도 케이블도, 방통위도 본분에 최선을 다하는지 앞으로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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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now21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