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동부파워초이스'펀드로 세간의 관심을 받은 동부자산운용의 기호삼 주식운용본부장(44)은 누구보다 새해가 바쁘다. 지난해 4월 부임 이후 동부운용의 색깔을 바꾸면서 성과를 이뤘기에 올해를 하우스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기준으로 같은해 동부운용의 1년 성과는 퍼센트 순위로 9%에 들었다. 대표펀드인 '파워초이스'펀드의 1년 수익률은 15.31%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코스피는 -10.98% 하락했다.
이런 성과는 결정적으로는 상반기 주도주였던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가운데 화화과 중국 관련주를 6월쯤 공격적으로 정리한 데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 2011 시장 돌아보기: 리스크 관리 간과...경쟁적 요소+자문형 랩
반면 전반적인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 차화정을 중심으로 상당히 쏠려 있었다. 더욱이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대비할 수 있었던 부분마저도 시장의 경쟁적인 요소 탓에 놓쳐버린 부분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긴축 완화 조치가 지난해 6월부터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굉장히 많았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통화정책 등 정책은 선행적인 게 아니고 후행적이다. 그런데 시장은 그것을 너무 일찍 기대했다. 우리는 화학과 중국 관련주를 일찍 정리해서 성과가 괜찮은 편이다. 사실 예측을 하려면 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이런 쏠림현상에 자문형 랩도 굉장히 영향을 줬다고 했다. 자문행 랩 포트폴리오가 시장을 유도했고 상반기에 수익률도 괜찮게 나오면서 펀드는 시장에서 소외됐다는 것이다. "굉징히 거기(자문형 랩)에 취해있었던 거다"라고 그는 잘라 말했다.
벤치마크와 상대수익률 경쟁의 적절한 관계를 주문하는 배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문형 랩과 상대수익률 경쟁 흐름에 시장이 허우적거리면서 결국 벤치마크 상회라는 기본적인 임무도 저버리 게 됐다는 지적이다.
물론 기 본부장도 상대수익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인정했다. 벤치마크 플레이와 상대수익률 간의 선후 관계도 명확하게 구별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위험조정 수익률이나 과거 운용성과 등이 시장에서 운용사에 대한 평가 기준으로 두루 쓰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체적으로 (지난해) 시장이 예측에 실패했다. 리스크에 대해 시장이 간과했던 부분이 있었다. 굉장히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았다. 펀드 시장도 많은 펀드들이 벤치마크를 하회했다" 지난해 시장에 대한 그의 냉렬한 평가다.
◆ 2012 시장 내다보기: 2~3월 위기 이후가 진짜 중요

기 본부장은 올해 시장의 관건으로 흔히 지적되는 위기의 정점 2~3월보다는 그 이후를 꼽았다. 그 때를 정점으로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 침체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이 예상하는 것처럼 (2~3월에) 여러 이슈가 있다. 그 이후에 실제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경기부양책'이 나올지, '거시경제지표'가 개선될지가 중요하다. 유럽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긴축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가 늘어날지, 기업의 이익전망치가 (2~3월 이후에도) 추가로 하향될지 지켜봐야 한다"
중국의 긴축 완화 속도도 시장 기대보다 더뎌질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중국은 선거가 아니라 정권 이양을 통해서 정권교체가 이뤄진다. 현재 체제에서 정말 위험한 상황까지 가지 않는다면 새로운 후계자를 위해서 정책의 여지를 남겨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증시 상황에서 올해 펀드 시장은 자문형 랩이나 헤지펀드 시장보다는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유동성이 많이 풀렸고 국내에서 대체 투자처가 없다. 유럽 리스크가 완화되는 기미가 보이고 위험자산 선호도가 생기면 펀드로 돈이 유입될 것이다. 랩의 쏠림 현상도 판매처들이 충분히 위험을 인식했고 헤지펀드 시장은 안착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만 랩 자체가 급속히 쇠락할 것이라고 그는 보지 않았다. 펀드시장과는 운용 전략이나 상품 구성 등에서 분명 다른 시장으로 존재할 수 있고 또 존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공모펀드 가운데서는 '바이오펀드' 등 테마펀드가 부각될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우리가 결국 신성장 먹을거리라고 하는 것들이 지금은 '테마'인 것처럼 보이지만, 연구성과가 나오고 해외 수출기업이 잘 되면 테마에 머무르지 않고 결국 부각될 것이다"
◆ 기호삼 본부장와 동부자산운용 목표..투자철학 지키며 시장에 신뢰 주겠다
지난해 동부는 이미 조직과 운용 전략 면에서 일정정도 탈바꿈을 시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오재환 부사장(CIO)이 부임하면서 따로 분리돼 있던 리서치본부와 주식운용부를 통폐합했다. 전략면에서는 기호삼 본부장이 취임하면서 기존 '섹터중립'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특정 섹터에 일부 무게를 주면서 양 전략의 시너지를 추구했다.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를 발판으로 한단계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 본부장은 그래도 서두르지 않았다. 지난해 성과뿐만 아니라 아쉬운 점을 돌아보고 꿋꿋하게 동부의 투자철학을 지켜가면서 시장으로부터 인정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분위기 등에 휩쓸리지 말고 우리 투자철학에 맞게 운영을 하면서 이를 시장에 설득력 있게 인지되도록 하겠다. 고객에 대해 예의를 다하고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하우스를 이끌어 가겠다"
마지막으로 투자자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결국은 좋은 자산관리자를 잘 만나야 한다. 모든 펀드를 스크린하면서 펀드에 가입하고 투자할 시간은 없다. 제한된 지식 등으로 어떤 펀드가 좋을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자산관리자를 만나는지가 더 중요하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