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임진년(壬辰年) 세밑. 평소 허물없이 지내는 한 대기업 임원에게 물었다. 내년 경영 환경이 어떨 것 같느냐고. 설명 대신 질문이 돌아왔다. "대학 다니는 아들 녀석이 휴학할까 묻는데 무어라 할까?"
최근 송년회를 겸해 또다른 대기업 임원과 가진 저녁모임에서도 질문과 답변이 오고갔다. 회사에는 별일 없느냐는 인사치레에 돌아온 답은 "마누라가 요즘은 바가지도 안긁어"였다.
동문서답이지만 한편 우문현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업계 전반을 담당하는 기자로서 충분히 체감하고 있으면서도 어리석을 질문을 했나 싶었다.
두 임원의 대답에서 기업과 그 구성원들이 요즘 우리 경제상황을 얼마나 큰 부담으로 생각하는지, 가장을 걱정하는 가족의 불안감은 또 얼마나 큰 것인지 머릿속이 복잡했다.
세계 여러 분석 기관들은 내년 글로벌 경제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 전체적으로 경기 둔화가 심상치 않고, 부도 위기에 직면한 나라도 여럿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린다며 어두운 전망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 역시 그만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세계와 소통하며 경제활동을 하는 우리 기업들의 걱정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 뿐만아니라 내수기업들의 우려도 마찬가지다. 우리 경제의 실물지표는 이미 경기 둔화의 그림자를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경영 현장에서 체감하는 기업인들의 걱정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불안할 필요도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도 위기보다는 기회를 더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 경제와 기업은 삼성과 현대차의 성장사례에서 위기 극복에 대한 충분한 학습을 했다. 일본 토요타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어떻게 위기를 뚫고 성장했는지도 잘 알고 있다.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최단시간에 벗어나고, 리먼사태로 번진 금융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간 우리 경제와 기업의 저력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강의 기적'이 또한번 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다. 내년 대외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하면 반드시 된다. 비오고 바람 불어도 해는 뜨는 법 아닌가.
임진년. 용이 구름을 타는 기운으로 우리 기업들이 선전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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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