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월 주택착공건수, 1년 반래 최고 수준
*西 국채 수익률 하락/獨 지표 호조로 유로존 우려 완화
*AT&T, 390억 달러 규모 T-모바일 인수안 철회
[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뉴욕증시는 20일(현지시간) 유럽 채권시장을 짓누르던 압박감이 완화되고 국내외 지표들이 호조를 보인데 힘입어 3% 안팎의 강력한 랠리를 펼쳤다.
스페인 차입경비 하락과 1년 반 래 최고 수준을 보인 미국의 주택착공건수, 양호한 독일 기업들의 경기신뢰도가 한데 어우러지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잠시 뒤로 밀쳐냈다.
건설종목과 네트워킹 종목이 초강세를 보인 가운데 다우지수는 2.87% 오른 1만2103.58, S&P500지수는 2.98% 전진한 1241.30, 나스닥지수는 3.19% 상승한 2603.73으로 장을 접었다.
시장의 불안감을 측정하는 척도인 CBOE변동성지수(VIX)는 6.82% 내린 23.22로 7월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장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연말 홀리데이 시즌을 앞둔 낮은 거래량으로 매수세의 시장 효과(market impact)가 과장됐다고 말했다.
베이커 애비뉴 애셋 매니지먼트의 최고 투자책임자인 킹 리프는 "며칠 전부터 예상했던 랠리가 오늘 찾아왔다"며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지표로 랠리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의 강력한 반등은 산타 랠리의 시작이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주식 거래인 연감에 따르면 지난 1969년 이후 S&P500지수는 연말 마지막 5일과 이듬해 1월의 첫 2 거래일간 평균 1.6% 상승했고, 여기서 '산타 랠리'라는 용어가 탄생했다.
투자자들은 시장 반등에 따른 숏커버링과 연말 윈도우 드레싱(window dressing)이 산타 랠리를 점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순환종목인 금융주와 상품주가 선전하며 상승장세를 리드했다. 최근 급락세를 보였던 S&P금융지수는 3.83% 반등했고 전 거래일 거의 3년래 처음으로 5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주식은 3.6% 급등했다.
S&P500지수의 10대 주요업종은 모두 상방영역에서 장을 마쳤으며 S&P 기초소재 종목지수는 3.92% 올랐다.
지난달 미국의 주택착공과 건축허가 지수는 임대아파트 수요 증가 영향으로 1년반래 최고 수준을 작성하며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견해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신규주택착공호수는 68만 5000호로 전월비 9.3% 증가하며 전문가 예상치인 63만 5000호 또한 크게 웃돌았다.
또한 11월 건축허가건수도 전월비 5.7% 증가한 68만 1000건으로 전문가 전망치인 63만 5000건을 상회했다.
이 소식에 미국 2위의 주택건설업체인 풀티그룹이 10.38%, MDC 홀딩이 7.36% 뛰면서 다우존스 주택지수를 6.10% 밀어올렸다. 역시 주택 건설사인 레나와 비저는 6.32%와 15.09% 올랐다.
유럽발 헤드라인도 긍정적이었다.
독일 민간경제 연구소 Ifo는 20일(현지시간) 12월 재계신뢰지수가 106.1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을 뒤엎고 11월의 106.6에서 107.2로 상승했다고 발표, 투자심리를 부추기는데 일조했다.
Ifo는 "유로존 최대 규모인 독일 경제가 서유럽의 경기하강 국면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독일 국내 사정은 아직 양호한 편이며 침체 위험은 없다"고 전했다.
이날 실시된 단기채 입찰에서 스페인의 차입경비가 이전 수준에 비해 절반 이상 급락,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를 완화시켰다.
애널리스트들은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 유로존 은행들에 1%의 이자율로 최고 3년 만기의 초장기 리파이낸싱 유동성을 공급키로 한 유럽중앙은행(ECB)의 조치로 신용경색 불안감에서 벗어난 스페인 은행들이 자국 국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 따른 결과로 풀이했다.
유로존 은행들은 내일 ECB로부터 모두 2500억유로(중간값)의 3년 만기 대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은행들이 ECB의 저렴한 펀딩을 활용, 재정적으로 불안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국채 매입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별 업체로는 반독점법을 앞세운 감독 당국의 반대로 T-모바일 인수를 포기한 AT&T가 1.32% 오르며 네트워킹 관련주의 동반 상승을 유도했다.
AT&T는 390억달러 규모의 인수합의를 파기한 데 따른 위약금으로 T-모바일의 모회사인 도이체 텔레콤에 40억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무선 장비에 대한 지출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예상에 알카텔-루슨트의 ADR(미주식예탁증서)는 13.7%, 주니퍼 네트웍스는 8.94% 치솟았다.
전날 실망스런 분기 실적을 발표한 소프트웨어업체 레드 햇은 8.9% 급락했다. 이 회사의 주식은 지난 두달간 65% 급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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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