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에서 기업 인수합병(M&A) 기회를 노리는 미국 및 아시아 기업이 유로존 부채위기를 틈타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로 평가절하와 기업 주가 하락으로 기업 인수에 유리한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연초 이후 유럽 시장에서 기업 M&A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존슨 앤 존슨이 스위스의 의료기기 업체 신테스를 213억달러에 인수한 것을 필두로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유럽 기업 M&A는 58% 급증한 2520억달러로 집계됐다.
하반기 들어 기업 인수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제너럴 일렉트릭과 중국의 HNA그룹, 일본 패스트 리테일링 등이 유럽 기업 인수 의향을 밝혔다.
골드만 삭스의 그레그 렘코 M&A 헤드는 “글로벌 기업 가운데 저가 인수 기회를 노리는 기업들이 상당수”라며 “역사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과 유로 하락이 유럽 기업의 인수 매력을 높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지역의 450개 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MSCI 유럽 인덱스는 10.4배의 밸류에이션에 거래, 1995년 이후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동시에 유로는 부채 위기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이후 최근 2년간 달러 대비 13% 하락했다. 미국 기업에 보다 매력적인 기업 인수 기회가 조성된 셈이다.
일본 기업도 호기를 맞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6개월동안 엔이 유로를 포함한 벤치마크 바스켓 통화 대비 10% 가량 상승했기 때문이다.
로버트 W. 베어드의 데이비드 실버 유럽 투자은행 헤드는 “미국이 유럽에 비해 일찍 침체를 맞았고, 빠르게 회복했다”며 “침체를 견뎌낸 미국 기업은 재무건전성이 강화된 동시에 상당 규모의 자본을 축적한 상태”라고 전했다.
JP모간에 따르면 258개 미국 기업이 해외에 예치한 현금자산은 368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투자 자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기에 아시아 기업이 가세하면서 유럽 기업 인수 열기가 달아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연초 이후 아시아 기업의 유럽 기업 인수는 720억달러에 달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 증가했다. 특히 일본 기업이 340억달러의 인수를 단행, 두 배 이상 늘어났다.
JP모간의 헤넌 크리스테나 유럽 및 중동 M&A 헤드는 “일본 기업이 해외 기업 인수에 점차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다케다 제약이 노르웨이 업체 니코메드를 137억달러에 인수했고, 산토리 홀딩스도 프랑스 다농 인수를 추진 중이다.
올 하반기 해외 기업의 유럽 기업 인수는 860억달러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인수 의사를 밝히는 기업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어 유럽에서 M&A ‘큰 장’이 설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