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를 필두로 유로존 디폴트 우려가 고조된 것은 지난 8월이었지만 올 상반기 투자은행(IB)은 디폴트에 대비해 신용디폴트스왑(CDS)를 대량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 부채 위기는 ‘제2의 AIG 사태’라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그렇지만 CDS 발행으로 위험을 회피하는 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로존 재정불량국으로 불리는 이른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의 채권 투자자들에게 미국 은행권이 발행한 리스크 헤지 파생상품 규모는 5180억달러로 집계됐다.
6개월 사이 807억달러 늘어난 수치다. 파생상품은 대부분 CDS인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간과 골드만 삭스, 모간 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5개 대형은행이 전체 CDS 발행 물량의 9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이 보유한 PIIGS 관련 순노출액은 450억달러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손실을 줄이기 위해 파생상품을 거래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투자은행 키프 브뤼예트 앤 우즈의 프레드릭 캐논 리서치 이사는 “모든 거래 상대방이 CDS를 보유한 상황에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궁극적으로 누가 손실을 떠안아야 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며 “파생상품으로 손실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미국 보험사 AIG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당시 AIG는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모기지 증권 가격이 급락한 데 따라 CDS 거래상대방에게 추가적인 담보물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현금 자산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결국 정부의 공적자금을 수혈했다.
AIG가 리먼 브러더스처럼 붕괴됐다면 CDS로 리스크를 헤지한 투자자들도 결국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떠안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유럽 주변국의 국채를 사들인 투자자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는 것이 시장 관계자의 얘기다.
TF 마켓 어드바이저의 피터 커 대표는 “유로존 상황은 AIG 사태와 닮은꼴”이라며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지면서 다른 주변국으로 위기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경우 CDS 매도자들은 담보 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결국 마진콜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 정상들은 CDS 계약의 디폴트 조항이 발효, 금융시스템을 일촉즉발의 위기에 몰아넣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최근 그리스 채권자에게 50%의 손실을 수용하도록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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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