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마지막 보루'인 선진국 중앙은행이 재앙과 같은 글로벌 수요 격감과 디플레이션을 막아주기를 바라지만, 정작 이들 중앙은행의 '곳간'은 앞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 위기를 막느라 거덜이 난 상태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자로 보도했다.
지금 선진국 경제는 질서정연한 적자 줄이기를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의 지속적인 명목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이 절대 과제다. 이렇게 하자면 물가 압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그만큼 잠재성장률 수준은 떨어진다.
하지만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들은 이미 '제로' 금리에 가까운 정책금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를 부양하려면 '양적완화(QE)'와 같은 이례적인 정책을 꺼내기 위해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그런데 이번 주 스위스 중앙은행은 위험회피로 인해 자국통화가 사상 최고치로 절상되며 경제를 위협하자 결국 제로금리를 선택하고 개입에 나서는 등 위험한 선택에 나섰다.
미국과 영국은 이미 대량의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구사했지만, 이미 시중금리가 크게 낮은 상황에서 과연 이런 정책을 더 추진한다고 해도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인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가 1.5%로 더 인하할 여지가 있고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도 가능하지만, '인플레 파이터'의 신뢰가 추락할 수 있다.이 가운데 중앙은행이 더이상 국채가 아니라 은행주식이나 모기지 혹은 주식 등의 위험자산까지 매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WSJ는 이번 주 패솜컨설팅의 통화정책포럼에 참석한 인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의견이 제기되었다고 소개했다.
이미 벤 버냉키 연장준비제도 의장은 지난 2002년 연설에서 디플레이션에 대항하기 위해 은행권에 직접 대출을 한다거나 장기채권 금리 상한을 설정하고 심지어 해외자산을 매입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언급한 바 있다.
ECB의 경우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여전히 주변국 디폴트 위기 사태를 거치면서 쟁점이 된 바 있어 어려워 보인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채권 매입에 나서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이 같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이례적인 정책 옵션들은 실행할 경우 경제를 크게 부양하기 어려우면서도 상품 인플레이션 등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지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간다면 이들이 사태를 관망하면서 뒷짐지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WSJ는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