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 매체에서 인터넷 온라인으로 전장 확대
광고는 경영의 등대다. CEO의 경영철학, 기업의 미래 이미지, 소비자 지향 마켓팅 비책등이 녹아있는 '30초' 혹 '10글자'의 결정체다. 증권사들 광고전은 치열하다, 기발하다. 그들의 생존전략과 문화, 경영관이 창과 방패로 활용된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 광고와 경영의 앞과 뒤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뉴스핌=황의영 기자] "독특하면서도 기발한 내용으로 고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라"
증권사들이 신규 고객과 경쟁업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광고 CF를 주된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광고 카피 또한 개별 상품 마케팅에 더해 기업 이미지 제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은 진지하고 딱딱한 느낌이 드는 기존 광고의 틀을 깨고, 고객들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에 최근 독특하면서도 기발한 내용이 담긴 광고들이 속속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고 있다.
증권사별로는 자사 대표상품에 초점을 맞춰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세우는 곳이 있는가 하면,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승부수를 띄우는 곳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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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단 왼쪽부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대우증권. 하단 왼쪽부터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신한금융투자 CF 속 한장면 |
◆ 자산관리 VS 기업 이미지 '한판 승부'
먼저 광고 전략 시 '자산관리'에 초점을 두는 증권사로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을 꼽을 수 있다.
삼성증권은 '팝 아너스클럽(POP Honors Club)' 시리즈를 연이어 선보이며 'Creative Rich를 위한 앞선 자산관리'라는 광고 속 카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시리즈의 최근작인 '탈무드 편'은 자산관리 분야에서 인정 받은 전문가가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산관리 브랜드인 '아임유(I'M YOU)'를 소개하는 광고에서 만화가 이현세 씨와 실제 딸 이엄지 씨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딸이 커가는 과정을 자산관리 서비스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비유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티저광고(고객의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기법)도 등장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자산관리에 약점을 지닌 고객에게 'W를 만나볼 것'을 제안하는 광고로 궁금증을 자아낸 뒤 '자산관리 초간편 매뉴얼'을 담은 광고를 후속편으로 내보냈다.
광고 속 'W'는 프라이빗 뱅커(PB)를 상징한다. 즉 PB에게 자산관리 컨설팅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동양종금증권의 메시지다.
TV 광고 뿐 아니라 신문 광고 역시 관심을 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 중에서도 퇴직연금에 초점을 맞추며 홍보에 나섰다. '가입자수 증권업계 1위, 가입단체 증권업계 1위'를 메인 카피로 활용하며 고객들의 발길을 유도했다.
이에 맞서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은 '기업 이미지'를 선봉에 내세웠다. 그중에서도 대우증권은 증권사 광고인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각적으로 구성해 고객들의 관심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들어 대우증권은 젊고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위해 'Hey~ Passion, Wake Up!"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열정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앞선 두 편의 광고에서 배우 유해진 씨 등 유명인을 등장시켰다면 최근에는 동물 비버를 통해 메시지를 부각시켰다. 나뭇가지를 열심히 모아 근사한 집을 만드는 비버조차도 대우증권의 열정에 놀란다는 내용이다.
'1등 광고'로 화제를 불러모은 우리투자증권도 공략 포인트는 마찬가지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잘 버무려 우투가 내세우는 '1등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데 성공했다.
'모두의 꿈을 응원하는 마음도 1등이고 싶습니다'라는 광고 메시지를 통해 증권업무 뿐 아니라 고객과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도 1등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 증권사, 광고에 집중...왜?
그렇다면 증권사들이 이처럼 너나 할 것 없이 광고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
증권사만도 이미 수십 곳에 달하는 무한경쟁 속에서 기업 및 제품 인지도를 높이고 업계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는 데 광고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랩 어카운트와 헤지펀드를 비롯한 자산관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측면도 있다.
동양종금증권 마케팅팀 관계자는 "아무래도 금융기관이다 보니 신뢰성과 전문성 등을 신경쓸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을 강조하면서 고객들에게 기업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광고"라며 "보다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홍보팀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상품 광고는 줄고 자산관리와 기업 이미지에 포커스를 두는 사례가 많아지는 추세"라며 "최근 자산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광고 효과도 클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광고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홍보 효과를 기업에 가져다 줬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고객의 머릿속에 기업 이미지를 각인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영업실적에 크게 기여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와 금융상품 수가 나날이 늘고 있고, 앞으로 헤지펀드 도입 등으로 자산관리 시장은 점차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광고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광고 채널은 기존 고전적 매체( 신문, 방송)에서 수년전부터는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전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경제중심의 매체들이 미래 소비(투자)세대의 정보소통공간으로 급부상하면서 증권사마다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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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의영 기자 (ape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