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금융감독원이 국민주택채권 매매 가격 '담합'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가운데 해당 증권사들에서는 억울하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은 대부분의 거래가 메신저를 통해 '장외'에서 이뤄진다는 특성과 업계의 관행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국민주택채권 매수 전담사들이 져야할 리스크와 부담을 감안한 정당한 수준의 이익을 담합에 의한 이익으로 몰아부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
◆ 국민주택채권 '담합', 어떻게?
금융감독원의 조사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감사원은 최근 19개 증권사들이 매일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가격을 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2009년부터 지난해 11월 말까지 국민주택채권 매입자들이 약 886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는 것.
감사원에 따르면 매수전담 증권사 20개중 한 증권사를 제외한 19개사가 2009년 75%, 2010년 88% 이상 같은 매수가격을 제출했다. 이는 각사 채권매매 담당자들이 매일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가격을 담합해 왔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또 증권사들이 장외시장 종가수익률(민평 수익률)을 기준으로 약 20bp 이상의 스프레드를 유지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로써 채권매입자들의 손해액은 2년간 866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 "억울해" vs "미래 현금흐름 왜곡"
해당 증권사들은 우선 국내 채권시장 관행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채권은 상품의 특성상 규격화된 거래소시장이 아니라 장외에서 대부분의 거래가 이뤄진다. 특히 국내 채권시장은 사설 메신저를 통해 매수/매도 호가 교환은 물론 갖가지 뉴스 및 정보 교류도 이뤄진다.
국민주택채권 역시 증권사들이 메신저를 통해 호가와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나온 사항이 없어 예단해서 말하긴 어렵지만 장외매매시스템에 익숙해진 시장에서 미리 협의해서 호가를 조정하고, 조정된 가격으로 매매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매커니즘이 그렇게 형성돼 있고, 관행처럼 이뤄지던 부분이라는 해명이다.
둘째, '19개사가 2009년 75%, 2010년 88% 이상 같은 매수가격을 제출했다'는 것 역시 채권시장 특성상 가능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채권 수익률은 일일 변동폭이 0.05%포인트 이내인 날이 대부분이다. 주식처럼 상하 15% 가격제한폭이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이같이 변동폭이 적은 상품의 특성상 같은 매수가격을 제출하는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니다.
'20bp수준의 스프레드'가 적정한 수준인가, 폭리인가라는 것도 논란이 있다. 증권사들은 매수 전담사가 안아야할 부담과 리스크를 감안하면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경제 전체적로 보면 채권 매입자의 비용 부담이 낮다"며 "매수전담자들은 시장상황에 따라 리스크가 달라지니까 유지비용을 감안해서 스프레드를 반영해 가격을 결정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부담이나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고 할인액만 가지고 판단하면 증권사로서는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감사원은 100%를 요구하는데 전담자들은 리스크 부담을 더해 익일 호가를 제시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매수전담 증권사들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순기능이 크다는 사실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억울하다는 증권사의 입장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면서도 "이런 증권사들의 행태로 인해 시장기능을 제대로 못한다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비판적인 의견도 시장내 존재한다. 순수하게 경쟁입찰로 하게 되면 가격이 더 비싸지고 마진이 축소되며 자칫 손실을 증권사들이 나올 수 있으니 증권사들이 미래 캐쉬플로우 가치를 왜곡했다는 비판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시장 시스템을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주택채권의 경우 의무적으로 장내 경쟁거래를 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국채의 경우 한국거래소를 통해 전체 거래량의 30% 정도가 체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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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