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주식시장에서 ‘자사주취득’ 계획은 회사측의 ‘주가부양’ 의지로 해석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같은 계획을 공시한다고 해서 회사측이 반드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코스닥상장사 유신은 ‘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해지’ 공시를 통해 자사주 보유현황을 공개했다. 1년간의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유신이 보유한 자사주는 단 한 주도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회사 관계자는 “5월에 두 차례에 걸쳐 990주를 매수했으며 6월에 모두 팔았다”고 말했다. 990주를 당시 주가와 비교,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1500만원 안팎 수준에 불과하다. 1년 기간으로 12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을 체결했지만 유신이 사들인 주식은 1500만원 수준에 불과하고 이마저 계약 기간이 끝나기전에 시장에 내다 팔았다.
신탁 계약 기간이 시작되는 시점인 지난해 7월 5일 2만3450원이던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거듭하며 올해 6월말 1만4600원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지만 1년동안 주가안정 또는 주가부양을 위한 회사측의 자사주 매입 액션은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유신 관계자는 “회사에서 특별히 주가 관리가 필요없다고 생각해서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며 “기간이 끝나서 계약을 해지했을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광진실업, 평화정공 등도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해지하면서 계약금액 전액을 현금으로 반환받았다.
투자자들이 ‘자사주취득신탁계약체결’ 공시를 보고, 회사측의 주가 부양 의지로 받아들였다면 결국 ‘오판’을 한 셈이 됐다.
이처럼 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실제로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이지 않아도 이를 제재할 근거조항은 마땅치 않다. 직접취득의 경우 자본시장법은 ‘이사회 결의 사실이 공시된 날의 다음날부터 3월 이내 취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는 주요사항보고서 항목에는 자세한 수량과 취득 가격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취득계획과 취득 결과가 다르다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한국거래소는 불공정공시법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신탁계약에 의한 경우 단 한 주를 매수하지 않더라도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직접취득의 경우 수량에 대한 보고 의무조항이 있지만 신탁계약에 의한 자사주취득은 ‘수량’에 대한 의무조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탁계약의 의한 자사주 취득은 사실상 ‘안 사도 그만’이라는 얘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이를 악용하는 행위라면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현행규정상 신탁 계약을 체결한 이후 자사주 취득 계획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공시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개선 여지가 있다고 보고 현재 해외사례 등을 참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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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