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자 찰스 다윈이 말한 모든 생물의 살아남기 위한 싸움, 생존경쟁,적자생존이 시작됐다.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 개인이든 기업이든 가혹한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기. 바로 지금 증권업계의 얘기다.
최근 자문형랩 수수료 적정성 논란으로 촉발된 금투업계 수수료 분쟁. 공급과 수요의 논리속에 증권사들의 제각각 속내와 경쟁양상, 선의의 경쟁구도로 가기 위한 요건, 이로 인한 소비자 선택의 향방 등 수수료를 둘러싼 업계내 역학관 계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뉴스핌=노희준 기자] 최근 증권사 수수료 경쟁은 심해지고 있지만 정작 빠진 게 있다. 경쟁은 말 그대로 '인하' 쪽에만 맞춰져있지 수수료의 '다양성' 측면은 부각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고객의 눈길에서 멀어져있을 뿐 이미 '숨어 있는 서비스'가 있다. 손실을 보는 주식거래의 수수료를 제외해주는 '통큰 서비스'부터 투자패턴과 성향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까지 잘 찾아보면 의외의 보물을 만날 수 있다. 서비스 출시의 ‘속사정’까지 챙긴다면 요새말로 스마트한 소비자까지 될 수 있다.
◆ 손실 거래에는 면제되는 수수료
-IBK투자증권의 '로우컷' 수수료
투자자가 주식투자로 인해 손실을 입은 경우 그 '아픔'을 함께 나누는 수수료 서비스가 있다. 주식거래 시 모든 투자자들은 매수 및 매도에 대해 수수료를 지불하게 된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이런 상식을 거부한다. 투자자가 투자원금에서 손실을 입었을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이다. 주인공은 IBK투자증권의 '로우컷(low-cut)‘ 서비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로우컷’서비스는 매입평균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도하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제도다. IBK투자증권 PB가 관리하는 계좌에 대해 거래소와 코스닥 주식종목을 매수하는 경우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 이때도 유관기관수수료 등은 면제되지 않는다.
IBK투자증권은 고객의 고통을 함께 나눔으로써 신뢰를 쌓고 투자 컨설팅에 대해 보다 책임감 있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의미에서 지난해 3월부터 이 제도를 시행 중이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 손실에 대해 책임을 함께 지겠다는 차원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며 "고액 거래자의 경우에는 수수료가 통장으로 환급되면 그걸 보고 회사에 대한 로열티도 더 갖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PB들도 종목을 추천할 때 조금 더 신중해지는 것 같다"며 "실제 회사 자체로 보면 수익률 측면에서도 (로우컷) 서비스 계좌의 수익률이 여타 계좌에 비해서도 조금 높다"고 말했다.
또한 손실 종목에 대해 매도를 권유하고 신규 투자 종목을 추천할 때 ‘약정돌리기’라는 오해를 피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증권사가 무리하게 수익을 늘린다는 비난 없이 종목 교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고객의 투자성향을 고려한 HTS수수료체계
-우리투자증권의 'TX' 서비스
고객의 투자패턴에 적합한 다양한 수수료 가격체계를 도입한 수수료 서비스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온라인 증권서비스 'TX'는 일반적인 은행연계계좌 주식거래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갔다. 투자자의 투자패턴에 따라 차별적으로 수수료를 적용하는 것이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TX 전용 HTS를 통해 거래할 경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TX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격체제는 크게 3가지다. '오리지널'(Orignal)' 모델은 가장 일반적인 거래패턴으로 HTS 기준 0.015%의 매매수수료를 적용한다. 만약 신용이나 대출상품을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는 고객이라면 '레버지리(Leverage)'가 적당하다. 이 경우 수수료는 최대 0.008%까지 떨어진다. 기본수수료의 절반에 불과한 것이다. '위너'(Winner)라는 모델도 있다. 사전에 미리 조건을 설정해 그에 따라 자동으로 주문을 처리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수수료 서비스다. 가령 삼성전자가 5% 상승하면 자동매도, 5% 하락하면 자동 손절매를 지정한 경우 등에 ‘위너’ 모델을 이용할 수 있다. 적용되는 수수료는 레버리지와 같이 최대 0.008%까지 낮아진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에는 신용대출로 거래를 하는 등 다양한 고객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한테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서비스를 고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TX 전용 프로그램은 주식거래 고객에게는 최적화된 서비스로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 프리미엄급 서비스
-삼성증권 '종목선택 우대서비스' 등
이색적인 수수료 서비스에는 프리미엄급 서비스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머그 클럽 서비스'나 '족집게 클럽' 서비스는 해당 클럽에 가입할 경우 증권사 상담과 종목 추전은 물론 증권 방송도 들을 수 있다. '머그 클럽 서비스' 수수료는 0.15%로 일반 수수료의 10배이며, '족집게 클럽' 수수료는 0.015% 기본 수수료에 거래 체결건별로 1000원이 추가된다.
삼성증권에도 고객의 투자성향과 자산규모에 따른 차별화된 수수료 서비스가 있다. '종목 선택 우대 서비스'와 '추천 종목 우대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수수료 서비스는 일종의 ‘선택수수료제도’로 몇몇 종목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에 적합하다는 게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종목선택 우대 서비스'는 주식자산 3천만원 이상의 투자자가 자산의 0.1%를 피(fee)로 지불하면 투자자가 지정한 다섯 종목에 대해 90일간 거래 수수료의 50%를 할인해준다. 주식자산 3천만원 이상의 고객이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추천 종목 우대 서비스'는 삼성증권 리서치에서 추천한 '톱 10 종목'을 매수하면 수수료 50%를 할인해 준다. 주식자산 2천만원 이상의 고객이 자산의 0.1%를 피로 지불하고 가입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디스카운드 브로커리지에 대응하면서도 좋은 종목을 장기간 투자로 유도하자는 취지에서 내놓은 서비스"라며 "고객이 대거 이 서비스로 몰리고 트렌드가 바뀌지는 않았지만 (저가 수수료 경쟁으로)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데는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 특이한 만큼 보편적이지 못한 이유
-트렌드 추종이 몰고 온 ‘양날의 칼’ 저가 서비스 체계
IBK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의 이러한 서비스들은 차별적인 만큼 시장에서 폭넓게 이용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제도들이 기존 서비스라는 측면도 있지만, 실은 회사측에서도 ‘애매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의 ‘로우컷’ 서비스는 시행 당시부터 ‘제 살 깎아먹기’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증권시장 후발주자인 IBK투자증권이 고객유치를 위해 수익거래든 손실거래든 모든 매매에 적용되는 수수료체계를 깨면서까지 무리한 경쟁을 펼친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다른 회사는 신규고객의 경우 처음 한두 달은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는 그런 것은 하지 않는다”며 “신규고객이든 기존고객이든 IBK의 PB관리자 등록만 하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의 'TX' 서비스는 저가 수수료 경쟁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TX' 서비스를 신규 고객 흡수용 창구로 내놓았지만, 이 서비스가 지나치게 확대돼 기존 고객의 이탈을 조장하는 ’원심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있다.
우리투자증권 이비즈(e-biz) 관계자는 “신규 고객이 한쪽으로 몰리는 것을 방어하고 기존 고객을 고부가치 쪽으로 밀어올리려는 게 애초 의도였다”면서도 “기존 오프라인 창구에서 상담을 잘 받고 있는 고객이 이런 서비스 출시에 빠져나갈 수도 있어 그 대응책을 마련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증권의 ‘선택서비스’ 역시 트렌드에 민감한 측면에서 제시된 측면이 있다. 삼성증권은 ‘디스카운드 브로커리지’쪽에 민감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통설이다. 이는 ‘선택서비스’가 애초에 회사의 정체성에 딱 맞아 떨어지는 서비스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때그때 시장 경쟁에 따라 제시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장기적인 투자를 하라는 측면은 회사 정체성에 맞지만, 온라인 거래쪽에서 싼 수수료를 찾아 고객이 이동하는 것은 이미 끝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금은 ‘팝아이’라는 커뮤니티 서비스로 온라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렌드가 바뀐 만큼 새로운 서비스가 또다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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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