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강필성 기자] "미래의 신수종사업에 치중하고 그룹과 사회에서 바라듯이 소통과 상생에 힘쓰겠다."
삼성그룹이 복원키로 한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총괄책임자를 맡은 김순택 부회장은 지난 22일 출근길 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은 조만간 그 모습이 공개될 예정이다. 내부 인사의 인선과 조직 체제에 대한 작업이 지금 한창이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에 관심이 높다. 내부에서는 인사와 조직이 당연한 관심이고, 외부에서는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가 깊게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역시 이 같은 관심을 잘 알고 있다. 과거의 경험을 거울삼아 완전한 새로운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삼성그룹 측은 "과거에 어떤 평가가 있었는지 알고 있다"며 "새로운 조직은 계열사들 위에 있기보다 지원하고 도와주고 역량을 모아서 계열사들이 일하는데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조직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조직은 역사가 50년 이상됐다. 고(故)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이 1959년부터 비서실을 이 같은 기능으로 운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습이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8년 비서실이 구조조정본부로 전환되면서부터다.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으로 그 직속 조직의 명맥이 이어졌지만 본격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시작한 것은 구조본으로 옷을 갈아입고 외환위기 이후 계열사의 구조조정과 투자, 전략수립이 이루어지면서다.
삼성그룹이 '관리의 삼성'이라는 별칭을 얻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컨트롤타워에서 계열사의 전략과 관리, 인사 등의 권한을 가지고 그룹 전반을 관리하는 문화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구조본은 다시 2006년 전략기획실로 옷을 바꿔 입었다.
이런 컨트롤타워 조직 운용은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성공적이었다. 단적으로 외환위기 속에서도 과감하게 인재 채용을 확대하고 반도체, LCD, 휴대폰 등에 집중 투자했다. 외환위기 이전까지 재계 서열 3~4위에 머물렀던 삼성그룹이 1위로 부상한 것도 이맘때다.
컨트롤타워 조직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부분이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이념과 방향을 제시하는 동시에 투자와 인력배치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그룹의 두뇌' 역할로 만든 작품인 것이다. 이른바 이건희 회장-컨트롤타워-사장단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 경영의 서막이기도 했다.
하지만 컨트롤타워 조직는 그 성과에도 불구하고 삼성특검을 거치면서 결국 2008년 4월 해체됐다.
한국경제연구원 김현종 박사는 "삼성그룹의 전략기획실은 오늘날 삼성을 만든 원동력이 됐다"며 "애초에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주축이 돼 시작된 기업이 아니다. 요컨대 어떻게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삼성그룹에 대한 외부 우려에 대해 "오히려 지나치게 기업의 경영판단에 간섭한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컨트롤타워의 존재가 삼성그룹의 기업가치를 해칠 것이라고 판단되면 주주는 주식을 팔면되고, 그 반대라면 주식을 보유하거나 사면 될 것"이라고 시장의 판단에 맡기자는 뜻을 피력했다.
사실 컨트롤타워에 대한 순기능은 분명히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삼성그룹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경제개혁연대조차 "그룹 경영에서 컨트롤 타워의 존재는 불가피하다"며 "수십 개의 국내 계열사, 해외 현지 법인까지 합치면 수백 개에 이루는 계열사들의 통합 경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다만 컨트롤타워가 자칫 막강한 권한에 비해 책임을 지지 않는 조직이 되는 것은 투명한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구조에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윤덕균 한양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삼국지에서 적벽대전으로 유명한 연환계를 예로 들 수 있다"며 "배를 쇠사슬로 묶어두면 배가 흔들리지 않고 바다에 있으면서도 육지같은 탄탄한 지지대를 얻을 수 있지만 화공에는 일거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컨트롤타워 조직은 빠른 의사결정, 일사불란한 경영, 효율적인 측면에서 긍정적"라며서도 "다만 컨트롤타워가 전략 수립 및 판단을 잘못했을 때, 그룹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그룹도 이같은 비판을 충분히 감안했다.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을 계열사와 수평적인 구도로 만들고, 옛 인사들에 대한 문책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번 조직은 새로운 신사업 관련 전략이 가장 큰 목표다. 이미 삼성그룹이 밝힌 5대 신수종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이 실리게 된 것이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컨트롤타워의 복원으로 의료기기 사업과 태양열 모듈사업에 성과를 내기 시작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그룹의 협업체계가 재구성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컨트롤타워의 전략이 있기에 계열사 간 역할분담과 시너지를 염두한 사업구상이 본격적으로 탄력 받기 시작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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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ikh@newspim.co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