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지난주 발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6000억 달러 추가양적완화 발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유로존 각국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일 한국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자국 수출산업을 보호하려는 독일과 중국, 그리고 경기침체와 실업문제를 해소하려는 미국 간의 한판 대결구도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인도를 방문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만모한 싱 인도총리와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정책은 미국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미국 경제에 좋은 것은 세계 전체에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백악관이 독립적 기관인 연준의 정책에 대해 지적하거나 직접 언급하지 않는 오랜 전통을 감안한다면 다소 예외적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기조가 확인된 뒤 금 가격은 온스당 1400달러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달러화 가치는 유럽의 채무위기 가능성이 재부각되며 반등했다.
미국 증시는 소폭 조정을 보였으나 지난 주 급등 추세를 훼손하지 않은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한편 이번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독일 실무당국자들간 신경전으로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각국의 무역수지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자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반면 수출 산업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이미 이번 회의에 대한 각국의 기대치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G20 주요국도 가이트너 장관의 목표치를 설정하자는 주장에 대해 특별히 동의할 것으로 관측되지 않는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들에 대해서도 완전한 해결책이 나오기는 힘들 전망이다.
가이트너 장관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각국 정상들을 신뢰하고 있다"며 "각국의 무역 수지가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에 대해 합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독일을 비롯, 브라질과 일본 등 각국은 연준의 조치에 대해 달러를 찍어냄으로써 미국의 금리를 낮춰 미국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전일 중국의 주광야오 재무부 부주석은 미국은 글로벌 기축통화의 발행국가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연준은 신흥국 경제에 과도한 유동성 증대 효과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이번 G20 회의에서 연준이 중요한 정책을 내놓을 때는 다른 국가들과 미리 조율할 것을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인 유로그룹 장 클로드 융커 의장은 연준의 결정에 대해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부채를 끌어들이려는 꼴"이라 비판했다.
미국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조력자이자 연준 정책위원인 케빈 와시 이사도 신문 기고를 통해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지난 주말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가 비교적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제 성장을 위해 주어진 자산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발언은 연준이 향후에도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글로벌 환율 결정 시스템에 관한 논란도 부각되면서 과거 30년 넘게 지속돼 온 변동환율 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정책적으로 자국 위앤화 통화가치를 낮게 유지하면서 수출산업 경쟁력을 보호해 왔다. 하지만 현재 비판론자들은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서도 중국의 정책과 마찬가지로 풀이하고 있다.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미국이 독일의 수출 산업에 대해 압박하려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식 성장모델은 깊은 위기 속에 쳐박혀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통화정책에 대해 비판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미국도 달러를 찍어내 고의적으로 달러화 가치를 하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일제 비판의 성격에 대해 분석하면서 이는 미국 경제 모델이 다른 나라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오랜 신념이 낳은 잘못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의 비판이 격앙된 것은 향후에 미국이 자국에 유리한 방식으로 환율 결정 시스템을 변경할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유래하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쇼이블레 장관의 공격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일부 국가들이 막대한 재정 흑자를 유지하려 한다면 상황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균형적인 성장을 이끌어 줄 수 있는 환율 시스템의 개혁은 생각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일 발표된 지난 9월 독일의 무역 흑자는 168억 유로(약 233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8월 90억 유로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20억 유로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