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원/달러 환율 하락이 채권시장에 더 이상 우호적이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 영을이 걱정하는 진단이 나왔다.
실제 원/달러 환율하락에 연동해서 채권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양상이 관측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시장의 강세를 주도해온 외국인투자자들이 원/달러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참가자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물론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1100원에서 진정될 것으로 전망하기 어렵고, '과열양상'을 보이기 십상인 게 시장의 특성이란 사실을 감안하면 1100원선에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아직은 우세해 보인다.
◆ 원/달러 환율 하락, 이제는 부담?
국내 금융시장은 최근 주식과 원화, 채권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를 경험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 금융자산에 대해 적극 매수에 나선 영향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국내 자산에 대한 메리트를 한껏 높이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점차 가팔라지는 점은 환율의 메리트를 그만큼 줄이는 요인이 됐다. 일각에서는 환율의 하락이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심심치 않게 제기 되는 모습이다.
시장참가자들이 판단하는 외국인의 차익실현 레벨은 원/달러 환율 1100원 수준. 실제 원/달러 환율이 7.8원 하락하며 1122.3원으로 내려온 지난 4일, 외국인투자자들은 7거래일 만에 채권에 대해 순매도를 보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원/달러 환율이 112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는 최근 외국인들이 채권에 대한 매수가 주춤하고 있는 것도 관련이 있다"고 풀이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의 하락 추세가 변하지 않는 이상 외국인들의 매수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미 고민하는 시점이 다가 왔다"고 말했다.
◆ 외국인이 생각하는 실질실효 환율,1100원?
환율의 하락과 연계해 채권가격이 덜어지는 양상은 전날에도 관측됐다.

※자료: 유진투자선물
이에,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원/달러 환율의 하락이 더 이상 호재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들이 1100원선을 기준으로 주식매수세가 갈리는 점은 그들이 생각하는 실질실효환율이 1100원이라는 방증이 되기도 한다는 지적이다.

유진투자선물 금융공학팀은 8일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들의 경우 1100원선 위에선 기조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고 아래에서는 물량을 처분하고 있다"며 "외국인의 시각에서는 1100원이 실질실효환율상 균형으로 비춰지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로 환율 1100원을 하향이탈 할 경우 외국인 국고채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는 시점일 것"이라며 "실제 10월 들어서 환율이 1120원대까지 주저앉았고 외국인의 국고채 매수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 역시 "실질적으로 외국인들이 환율이 하락과 맞물려 채권을 산 다기 보다 환율이 하락하다가 잠시 오를 때 채권을 사서 보유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의 하락세가 언제까지 채권시장에 우호적일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원화강세가 더 이상 채권시장에 우호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 원/달러 환율, 더 내려간다면?
그러나 일각에서는 환율의 움직임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달러약세라는 큰 트렌드에서 아시아 자산, 그 중에서도 여전히 메리트가 높은 한국 금융자산을 팔고 투자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100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긴 하지만 트렌드상 추가하락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일단 1100원을 변곡점으로 보고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있긴 하지만, 결국 환율이 더 빠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매수기조 자체는 변화가 없을 듯하다"며 "실질실효 환율이 1100원이라고 해도 시장은 언제나 오버슈팅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매니저 역시 "달러캐리자금이나 유럽시장 투자자금들이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모멘텀이 살아있는 한 1100원이라는 수치가 크게 보이지 않는다"며 "심리적 부담이 되는 수준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1100원까지 가더라도 차익실현 할 가능성 없어 보인다"며 "외국인들은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한 포트폴리오 줄이려는 의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달러 약세라는 큰 트렌드에서 한국물을 팔고 투자할 대안이 없다"며 "작년 말과 비교했을 때 원화가 다른 나라 통화대비 강해져서 10~20% 빠진다면 모르지만 현재 연말대비 절상률을 보면 크게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며칠 빠진 것이지 작년 말 당시 이미 타켓이 1050원이었기 때문에 1050원 갈 때까지 차익실현 움직임은 적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 역시 "1100원을 타겟으로 움직인 듯 하지만 그에 대한 저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경상수지도 크고 자본수지도 좋아 추가하락이 예정된 만큼 외국인의 매수 주문은 1100원 하향돌파 이후에도 꾸준히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