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 두달 전까지 ‘대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던 랩 어카운트 상품에 대해 최근 ‘실망스럽다’, ‘망가지고 있다’ 등 냉혹한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자금이 쏠리는 흐름과 맞물려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자문사들의 랩 상품 수익률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충분했다. 일부 자문사들은 6개월 수익률이 20%를 상회하는 등 ‘짭짤한’ 재미를 안겨줬다.
하지만 8월 들어 증시는 변동성을 보이면서 하루에 20p 이상 매일같이 급등락을 반복, 예측하기 힘든 움직임을 보이더니 이내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상승세로 일관했던 ‘7공주’와 ‘4대천왕’들도 침묵했으며 폭발적이던 투자자들 역시 다소 누그러진 반응으로 꺾였다.
그러자 언론에서도 일부 자문사 상품들의 부진한 수익률만을 언급하며 ‘자문사도 별 수 없다’는 어조의 보도를 양산해냈고 랩은 순식간에 무슨‘신기루’라도 되는 듯한 존재로 전락할 분위기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조급한 평가가 오히려 시장의 발전을 저하하고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이러한 부분은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일 것이다.
당장의 수익률 관리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것의 성장에는 과도기가 존재하며 감각을 키우기 위한 유예기간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자문사들에게 무조건 면죄부를 줘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 돈을 맡긴 투자자들이 요구한 것은 그저 시장대비 방어적 차원이 아니다. 정확하고 빠른 판단으로 자산관리의 수요를 충족시켜내지 못한다면 결국 이들의 존재 이유 자체도 없어지는 것이다.
자문사들은 그들이 말하는 대로 펀드와 차별성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는 중대 과제를 안고 있다. 일정 비율의 주식 보유가 의무화돼 있는 펀드와 달리 하락장에서는 신속한 판단으로 모든 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할 것이다. 종목 선정에 대한 철저한 원칙과 확고한 투자철학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에 맞는 성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그들의 최대 임무이다.
또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펀드붐을 거쳐 간접투자 시장이 형성되던 시기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며 얻었던 교훈을 살려 좋은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의 정착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짧다. 자문사, 그리고 랩이라는 상품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겨우 1년도 채 안 됐다. 혹독한 평가, 이른 실망감보다는 신뢰와 기다림이 더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호불호’가 명확한 투자자들의 열정 덕분에 랩 시장이 뜨겁게 달궈지는 데까지는 일단 성공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안착과정이다. 누가 뭐래도 시장을 만들고 이끄는 것은 투자자이고 자본이다.
펀드 시장 이후 새로운 투자처로 이제 막 발돋움하는 랩 시장의 성장을 위해 시간을 갖고 기대하고 건전한 견제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여유가 아쉬워 보인다.












